재계, "준비 안 된 LDC 졸업은 경제적 자살" 경고음 높여
전 정권의 경제 데이터 조작 의혹 속 임시정부 대응책 모색 중
전 정권의 경제 데이터 조작 의혹 속 임시정부 대응책 모색 중

방글라데시 산업회의소 회장 안와르 울 알람 차우두리는 "우리는 지금 LDC 졸업식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왜 우리는 의식적으로 자살을 해야 하는가?"라며 지난달 기자들에게 3년 연기를 촉구했다. 그는 "졸업식을 연기하지 않으면 경제는 대대적인 붕괴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LDC 지위는 44개 빈곤국에 특혜적 시장 접근, 원조, 특별 기술 지원 및 저렴한 대출을 제공하는 유엔의 지정이다. 방글라데시는 2021년 1인당 국민총소득과 건강, 교육 및 경제적 취약성 측정을 충족해 졸업 추천을 받았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으로 2026년까지 연장을 획득한 바 있다.
문제는 지난해 8월 하시나 정부가 학생 시위로 무너진 후 드러난 경제 성장률 조작 의혹이다. 2017-2018 회계연도에 방글라데시는 공식적으로 약 8%의 GDP 성장을 기록했으나, 지난 12월 백서 위원회는 하시나 정부가 환율을 조작하고, 수출 수입을 부풀리고, 국내 생산량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늘리기 위해 공적 자금을 과도하게 지출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은 현지 언론에 "GDP 성장률이 약 15%-20%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현재 임시 정부 수반인 노벨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도 지난 1월 "완전히 가짜 성장률"이라고 하시나 정부의 데이터를 비판했다.
의류 산업은 방글라데시 경제의 핵심 부문으로, 수출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다카 상공회의소 전 회장인 샴스 마흐무드는 "유럽 목적지는 방글라데시 기성복 산업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LDC 졸업 후 EU 시장에 대한 우선권을 잃게 되면 수출 수입의 83%를 차지하는 이 분야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최빈개도국 클럽에서 탈퇴하면 해외 수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로 인해 첫해에 수출이 14%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제약회사 레나타의 CEO 카이저 카비르는 "기업들은 2021년부터 경제 위기를 견뎌 왔기 때문에 우리 경제를 강타할 또 다른 충격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시정부는 현재 유엔 전문가 및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대화를 진행 중이다. 샤피쿨 알람 대변인은 "유누스 교수는 적극적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다. LDC 졸업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이해하고, 무역을 방해하지 않고 원활한 전환을 보장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LDC 문제의 전 국가 컨설턴트인 경제학자 모하마드 압두르 라자크는 "방글라데시의 졸업 연기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유엔에 거시경제 위기와 정치적 위기를 근거로 추가 시간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적절한 정당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정부 보좌관들은 최근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최종 결정이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어느 쪽으로 결정이 내려지든, 인구 1억7100만 명의 이 남아시아 국가가 LDC 졸업이라는 새로운 국면에서 경제적 안정을 이룰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