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 출시 시점을 오는 2030년 이후로 연기했다.
경쟁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기술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까지는 기존 배터리 기술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리튬인산철(LFP)과 니켈·망간·코발트(NMC) 배터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생산 비용 절감에도 나설 예정이다.
반면 경쟁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초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EQS 시험 주행을 시작했으며, 스텔란티스는 오는 2026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일본의 도요타, 혼다, 닛산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과 비야디 역시 오는 2027년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일본 정유업체 이데미쓰는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리튬 황화물 생산 시설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2027~2028년 상업용 생산을 시작한 뒤 2030년 이후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야디 배터리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쑨화쥔은 “비야디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대량 생산은 2030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이달 초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오는 3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개발 일정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