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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독일 재정지출 확대, '게임 체인저' 될까...유로·독일 국채 금리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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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독일 재정지출 확대, '게임 체인저' 될까...유로·독일 국채 금리 급등

독일 베를린의 연방하원이 있는 국회의사당 앞에 독일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베를린의 연방하원이 있는 국회의사당 앞에 독일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독일이 정부 차입 한도를 정하는 ‘부채 브레이크(Debt Brake)’에서 군비를 예외로 인정하는 재정 준칙 완화에 나서자 침체된 독일 경제와 유럽의 방위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올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분석이 속속 제기됐다.

반면 채권 시장을 통한 추가적인 차입 가능성에 5일(현지시각) 독일 국채 가격은 급락(수익률 급등)했고 유로존의 성장 전망 개선으로 유로화는 급등했다.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와 정치권은 지난 4일 독일의 오랜 재정 준칙인 ‘부채 브레이크’를 개혁해 국방비 지출을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새로운 연립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CDU와 자매 정당인 기독사회당(CSU) 및 사회민주당(SPD)은 인프라 투자를 위한 5000억 유로(약 5350억 달러) 규모의 특별 기금 조성 계획도 공개했다.

이 계획을 실현하려면 독일 헌법 개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의회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하지만, 정치권의 합의로 헌법 개정을 위한 표결이 이번 주 강행되고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임 체인저’


독일 정치권의 ‘부채 브레이크’ 완화 움직임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 메모에서 "크고, 대담하며, 예상치 못한 변화가 독일 경제의 전망을 의미 있게 바꿨다"고 분석했다.

독일 경제는 지난 몇 년 동안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감소로 정의되는 기술적 경기 침체 언저리에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실제 2023년과 2024년 독일 GDP는 매 분기 성장과 수축을 반복해 왔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문제, 주택 건설 부문 둔화, 자동차 등 대표적인 산업의 부진 등 광범위한 난제에 직면한 독일 경제에 변화를 위한 희망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싱크탱크 데제르나트 주쿤프트(Dezernat Zukunft)의 플로리안 슈스터-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출연해 경기 부양을 기대할 수 있으며 독일의 성장률 추정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으로 분명히 국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새로운 인프라 구축과 정부로 부터 신규 주문을 받는 기업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방비 지출 증가도 경제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민간의 생산력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국채, 20여 년 만에 최대 급락


그동안 엄격한 긴축 재정 정책을 유지해 온 독일이 국방 및 인프라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 발행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에 독일 국채는 이날 1990년대 후반 이후 최대 일일 하락 폭을 기록했다. 독일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0bp(0.3%포인트) 급등한 2.783%를 기록했다.

독일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및 영국 등 유럽 주요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일제히 10bp 넘게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독일 국채 수익률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 메모에서 독일 정부의 추가 차입 및 지출로 인해 "중기적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현재 전망치인 2.5% 대비 50~120bp 상승할 것"이라며 "10년물 수익률의 잠재적 거래 범위가 3.0~3.75%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의 이러한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로는 ‘훨훨’


독일의 재정 준칙 완화와 인프라 투자 소식에 유로화는 이날 초강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껑충 뛰어올랐다. 유로화는 뉴욕 시장 후반 1.5% 상승한 1.0791달러에 거래됐다. 주간 상승률은 4%에 달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의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독일의 인프라 투자로 유로존의 성장 전망은 개선되면서 유로화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글로벌 외환 전략 책임자는 "유럽과 독일이 재정 기조 수정에 대해 시장이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로화의 추가 랠리가 1.10달러까지 펼쳐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독일의 재정 패키지 확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책 대응의 속도와 더 많은 지원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은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ECB의 정책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ECB의 정책 진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의 재정 부양책 발표로 ECB의 올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다소 줄어든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의 부양책 발표 이전 약 84bp에 달했던 올해 ECB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현재 75bp 미만으로 낮아졌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