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3%(2.05달러) 하락한 66.2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2.53%(1.80달러) 하락한 69.24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2021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WTI 선물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나마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산업에 대한 관세 구제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뒤 유가는 저점 대비 낙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압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계절별 정유공장 유지 보수 탓에 예상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EIA는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360만 배럴 증가한 4억338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34만1000배럴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브렌트유는 미국 원유 재고 발표 후 2달러 넘게 급락했다.
팬뮤어 리베룸의 애슐리 켈티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자 각국의 신속한 보복이 촉발되며 경제 성장 둔화와 그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캐나다와 중국은 지난 4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해 즉각 보복했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멕시코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량이 하루 18만 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OPEC+는 지난 3일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증산을 결정하면서 유가에 압박을 가했다. OPEC+는 4월부터 하루 13만8000배럴을 증산할 예정이며, 이는 전 세계 수요의 거의 6%에 해당하는 약 600만 배럴에 이르는 감산을 단계별로 해소하기 위한 첫 조치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시장에서는 OPEC+의 이번 결정이 향후 지속적인 증산의 신호탄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OPEC+의 공식 성명에서는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원유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