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우측 핸들 모델 부활...일본 시장 공략 본격화
1100만 엔 리릭 SUV 사전 주문 시작, 5월부터 인도 예정
1100만 엔 리릭 SUV 사전 주문 시작, 5월부터 인도 예정

GM 일본 법인의 다다시 와카마츠 전무이사는 "이전에는 좌측 핸들 모델을 사용하는 틈새시장에서 운영해 왔지만, 우측 핸들을 도입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리릭은 일본 도로 환경에 맞게 우측 핸들이 적용되며, 이는 GM이 약 12년 만에 일본 시장에 우측 핸들 모델을 내놓는 것이다.
GM은 판매 부진을 이유로 2013년 우측 핸들 캐딜락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일본 내 캐딜락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449대에 그쳤으며, 이는 1998년 최고 판매량의 약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번 우측 핸들 전기차 도입은 침체된 일본 시장에서 GM의 입지를 재건하려는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리릭의 일본 판매 가격은 1100만 엔(약 98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1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일본의 CHAdeMO 고속 충전 표준과 호환되도록 특별히 설계됐다. 차량의 후미등 등 외관 일부는 클래식한 캐딜락 엘도라도 디자인을 계승해 브랜드 전통을 살렸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GM의 이번 결정이 일본의 엄격한 환경 규제와 전기차 전환 추세에 맞춘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급 전기차 시장은 현재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도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시장은 토요타, 닛산, 혼다 등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강세를 보이는 곳으로 외국 브랜드들에게는 쉽지 않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는 일본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차량 선호도가 높아 순수 전기차의 보급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그럼에도 GM은 일본 시장 맞춤형 전략을 통해 캐딜락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전기차의 혁신성을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측 핸들 모델과 일본 충전 표준 호환성은 현지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편,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와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GM의 캐딜락 브랜드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M 관계자는 "캐딜락은 1902년 창립 이래 혁신의 상징이었으며, 전기차 시대에도 그 유산을 이어갈 것"이라며 "일본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럭셔리 전기차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