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도구 통한 비공식 설치로 제재 효과 무력화...구글 앱 사전 설치된 모델 등장
자체 칩 개발·5G 속도 달성한 화웨이, 신흥국 시장 공략 확대
자체 칩 개발·5G 속도 달성한 화웨이, 신흥국 시장 공략 확대

지난 2월 말 방콕의 한 스마트폰 매장은 화웨이 핸드셋에서 구글 앱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인기 폴더블 모델인 메이트 X6를 포함한 4가지 화웨이 모델에는 모두 크롬 브라우저와 지메일 앱이 설치된 상태로 판매되었다.
매장 직원은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 제품을 구매한다"며 "구글 서비스는 중국 본토에서 금지되어 있지만, 휴대폰이 가상사설망(VPN)에 연결되어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 기업체 목록(Entity List)에 오르면서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제한되었고, 구글 플레이 앱 배포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를 핸드셋에 사전 설치할 수 없게 되었다.
홍콩에서도 구글 앱이 사전 설치된 화웨이 휴대폰이 발견되었다. 한 소매점 직원에 따르면 이러한 앱들이 구매 시 핸드셋에 있지 않더라도 화웨이의 앱 스토어를 통해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2020년 2분기에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이후 판매량은 급감했는데, 워싱턴의 제재로 인해 구글 앱 사용 금지뿐만 아니라 중요한 5G 칩도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과 같은 경쟁사가 시장 입지를 굳히는 동안 화웨이는 아직 전 세계 5대 스마트폰 브랜드에 복귀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화웨이는 2024년 자체 칩을 개발하고 5G에 상응하는 속도를 달성한 후 퓨라(Pura) 70 시리즈를 출시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화웨이는 주로 신흥 경제국에서 이 시리즈를 마케팅하기 시작했으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삼중 폴딩 기술을 적용한 메이트 XT 핸드셋도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고 시장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구글 앱 사용 문제를 우회하는 방법이 확산되면서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화웨이의 이러한 회복세는 미국의 기술 제재가 장기적으로 중국 기업의 혁신과 적응력을 완전히 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자체 기술 개발과 대체 솔루션 모색을 통해 화웨이는 제재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점차 회복하고 있다.
향후 화웨이가 미국 제재의 장벽을 얼마나 더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