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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 성장 목표 달성 위해 내수 소비 활성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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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 성장 목표 달성 위해 내수 소비 활성화 시급

해외시장 관세 장벽 높아지는 가운데 수출 주도 성장 한계 봉착
가계 은행예금 GDP 초과..."소비자 신뢰 회복이 핵심 과제"
중국이 올해도 약 5%의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한 가운데, 수출 주도 성장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내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올해도 약 5%의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한 가운데, 수출 주도 성장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내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올해도 약 5%의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한 가운데, 그동안 목표 달성의 원동력이었던 수출 주도 성장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내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11일(현지 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 2년간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5% 성장 목표를 달성해온 중국은 올해도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출에 의존한 성장 전략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이 두드러졌다. 순수출은 GDP 성장의 30.3%에 기여했는데, 이는 2023년 -11.4%에서 크게 반등한 수치다. 반면 소비가 GDP 성장에 기여한 비율은 2023년 82.5%에서 44.5%로 대폭 감소했고, 투자인 자본 형성의 기여도 역시 28.9%에서 25.2%로 하락했다.

문제는 중국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미 부과된 약 20%의 관세에 더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2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전기자동차와 태양열 제품 등 일부 품목에는 100%에 이르는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다른 국가들도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내수, 특히 소비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개인 소비는 GDP의 40% 미만에 불과해 미국의 68%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소비 잠재력은 충분하다. 중국 가계의 은행예금은 2024년 말 기준 21조 달러로, 중국의 GDP 19조 달러를 약 13% 초과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꺼리는 주된 이유로 부동산 및 주식 시장 침체로 인한 자산 가치 하락을 꼽는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의 1인당 가처분소득과 가계 은행예금은 각각 연평균 8.8%와 10.4% 증가했다. 2020년부터 2024년 사이에는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5.9%로 둔화됐지만, 개인 예금은 매년 약 13%씩 증가해 지난 3년간 매년 2조5000억 달러가 은행에 추가로 저축됐다.

이는 소비자들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출 의사가 없어 소비를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개인 소비는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했지만, 소매 판매는 3.5% 성장에 그쳐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의 시장 동향은 희망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이 약세장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특히 홍콩 시장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항셍지수는 지난해 17.7% 상승한 데 이어 올해 21% 이상 상승했고, 항셍 중국기업지수는 올해 22% 상승해 글로벌 주요 지수들을 크게 앞섰다.

홍콩 시장이 상하이나 선전 시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국내 투자자들보다 중국 경제에 대해 더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제 국내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9월의 사례는 기대감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당시 중국의 1~3분기 연환산 성장률은 4.8%에 불과했으나, 정부가 경제 활성화 정책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발표한 후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부동산 거래가 증가했다. 그 결과 4분기에는 5.4%의 성장을 기록해 연간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수출과 투자 주도의 성장 모델에서 민간 소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중국 가계가 은행예금의 10%만 지출한다면 약 2조1000억 달러, 즉 GDP의 11%에 해당하는 소비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시행할 수 있는 어떤 경기부양책보다도 큰 규모다.

결국 중국이 5%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담한 경기부양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소비 지출의 수문이 열린다면 중국은 더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