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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美 경제 '경착륙' 가능성 전망...전임 정부의 '연착륙' 전략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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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美 경제 '경착륙' 가능성 전망...전임 정부의 '연착륙' 전략 폐기

트럼프 정부, 미 경제 '디톡스' 필요 강조...주가 하락 등에 냉담
미국 월가의 전문가들이 1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각오하며 관세와 무역 정책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월가의 전문가들이 1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각오하며 관세와 무역 정책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그의 관세와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경제 전반에 걸쳐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하고, 경착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 시각) “지난해에는 경제 정책 결정권자들이 경기 침체 없이 물가를 낮추는 연착륙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제 새로운 조종사팀이 경착륙으로 코스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경제팀은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민간 분야 투자가 위축되고 있으나 이에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고 WSJ가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7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 "시장과 경제는 정부 지출에 중독됐다"면서 "디톡스(해독) 기간이 있을 것"이라고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인플레이션 재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경착륙은 롤러코스터처럼 경기가 갑자기 냉각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착륙은 경기가 고성장에서 급격한 경기 침체나 대규모 실업 사태 없이 서서히 안정기에 접어드는 현상을 뜻한다. 연착륙과 경착륙은 착륙(경기 하강)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 당시에는 미국 경기가 꺼지지 않고 고공비행을 계속하는 ‘무착륙’ 시나리오가 예상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이르지 못해 고물가 상태가 유지되면서도 경제 성장을 계속하는 게 무착륙 시나리오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정적인 경제 성장, 높은 주가 상승 등의 경제 상황을 이어받았으나 주택 시장 냉각, 노동 시장 둔화 등의 취약성도 넘겨받았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부가 이런 취약점을 극복하고 경제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감세, 규제 완화 등으로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정부의 무차별 관세 정책을 둘러싼 혼란으로 이런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은 최근에 미국 경제 진로에 대한 불길한 암시를 계속하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 하락 사태에 대해 "오늘 본 숫자, 어제 본 숫자, 내일 볼 숫자는 한순간의 스냅숏"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말을 되풀이하고자 한다. 미국 경제는 바이든 정부가 만든 혼란에서 벗어나 전환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1월 구인 건수가 전월과 큰 변동 없이 유지되며 노동 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구인 건수는 774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당시 750만 건보다 약 24만 건 증가한 수치다. 1월 채용(hires)은 539만 건으로 집계됐다. 채용 비율은 3.4%로 전월과 동일했다. 채용 비율은 전체 고용 중 채용 비율을 산정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연방정부와 공무원 축소도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정부 지출과 조달 감소로 기업의 관급 공사가 줄어들고, 공무원 감원으로 실업률이 증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관세와 공무원 감원으로 미국 경제가 어느 수준까지 버틸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