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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캐나다산 LNG 아시아 시장 공급 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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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캐나다산 LNG 아시아 시장 공급 체계 구축

ARC Resources와 연간 150만 톤 LNG 장기 구매계약 체결
2028년 완공 예정인 키티마트 FLNG 프로젝트, 아시아 시장과의 지리적 이점 주목
엑손모빌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엑손모빌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에너지 대기업 엑손모빌이 캐나다 천연가스 생산업체 ARC Resources와 장기 액화천연가스(LNG) 판매 및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했다.

11일(현지시각) 양사 발표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계열사인 엑손모빌 LNG 아시아 퍼시픽(EMLAP)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키티마트에서 개발 중인 Cedar LNG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ARC의 LNG 물량 전량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연간 약 150만 톤 규모로, 2028년 말 상업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Cedar LNG 프로젝트는 캐나다 원주민 부족인 하이슬라 네이션(Haisla Nation)과 펨비나 파이프라인 코퍼레이션(Pembina Pipeline Corporation)이 공동개발 중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시설이다. 지난해 6월 말 최종 투자 결정(FID)이 내려진 이 프로젝트는 약 4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ARC Resources의 테리 앤더슨 사장 겸 CEO는 "오늘 우리는 글로벌 LNG 시장 참여를 통해 마진을 다각화하고 확대하려는 전략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며 "이 계약을 통해 우리는 미래 천연가스 생산량의 약 25%를 국제 가격에 연결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엑손모빌 측에서도 이번 계약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앤드류 배리 아시아 태평양 글로벌 LNG 마케팅 부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엑손모빌은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서 첫 번째 장기 오프테이크 포지션을 확보함으로써 아시아 LNG 시장에 대한 유리한 접근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매 및 구매 계약은 ARC와 Cedar LNG 간의 장기 액화 통행료 징수 서비스 계약에 따른 것으로, ARC는 Cedar LNG 프로젝트에 하루 약 2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Cedar LNG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전략적 위치다. 키티마트는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가는 최단 항로 중 하나로 여겨지며, 더글러스 해협(Douglas Channel)이 현장을 오가는 것으로 확립된 항로와 연중 내내 얼음이 없는 조건의 심해 해양 입구를 제공한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아시아 시장에 저탄소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있어 경쟁력 있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Cedar LNG의 건설은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로 진행된다. 한국 조선사 삼성중공업(SHI)과 미국의 블랙앤비치(Black &Veatch)가 FLNG의 엔지니어링, 조달 및 건설(EPC)을 담당하며, 프랑스 기업 GTT는 LNG 저장 탱크를 설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현재 법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스틸헤드 LNG(Steelhead LNG)가 한국에서는 Cedar LNG와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캐나다에서는 Cedar LNG, 펨비나 파이프라인 코퍼레이션 및 ARC Resources를 상대로 두 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러한 법적 분쟁이 프로젝트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북미 LNG의 아시아 시장 수출 확대 추세를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엑손모빌이 미국 걸프만 지역을 넘어 캐나다 서해안까지 LNG 공급망을 확장함으로써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아시아 시장에 대한 공급 경로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계약은 또한 캐나다 LNG 산업의 발전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수출 인프라 부족으로 글로벌 LNG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지 못했다. Cedar LNG와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캐나다는 자국의 천연가스를 국제 시장으로 더 많이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한편, 아시아 LNG 수요는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등 주요국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석탄에서 더 청정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계속됨에 따라 LNG는 중요한 교량 연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