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올해 4% 하락 속 버크셔 주가 9% 상승...시장 하락 시 유리한 포지션 확보

11일(현지시각)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Barron's) 보도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4년 말 기준 약 3342억 달러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시장의 핵심 관심사는 94세의 버핏 최고경영자(CEO)가 S&P500 지수가 올해 들어 4% 하락한 상황에서 이 자금을 활용해 주식 시장에 투자할 것인지 여부다. 현재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시장 주도주 대부분이 52주 최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했다.
버핏의 최근 행보를 볼 때, 시장이 추가 하락해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버크셔가 마지막으로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등 주식을 적극 매입했던 시기는 2022년 초로, 당시 S&P500은 현재보다 20% 낮은 수준이었다.
버핏은 2020년 이후 투자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며, 지난 5년간 대부분 기간에 현금을 증가시켜 왔다. 버크셔의 10-K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해 134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2023년에는 340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반면 2022년에는 340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특히 버핏은 2024년 중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Apple) 지분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약 6억 주를 매각했다. 배런스 추정에 따르면 평균 매각 가격은 주당 185달러로, 현재 주가 227달러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지분의 30% 이상을 지난해 평균 주당 41달러에 매각했는데, 이는 지난 11일 종가인 40달러를 약간 웃도는 가격이었다.
버크셔의 투자 활동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오는 5월 초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버크셔의 견고한 재무상태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드러난 수익 창출 능력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버크셔의 A주는 올해 들어 9% 상승해 4% 하락한 S&P500 지수를 크게 앞서고 있다. 지난 11일 A주는 0.3% 상승한 약 74만5000달러에, B주는 0.3% 상승한 497.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이 2.7% 하락한 이날에도 버크셔 주가는 방어적 특성을 입증하며 강세를 보였다.
버크셔의 세후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에 14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다만 일회성 환차익을 제외하면 상승폭은 이보다 작다. 연간 영업이익은 470억 달러로 25% 이상 증가했다.
버크셔는 미국 기업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Alphabet)은 950억 달러의 현금과 110억 달러의 부채를 갖고 있으며, 아이폰과 맥북 메이커 애플은 1410억 달러의 현금과 970억 달러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의 현금에 상쇄되는 부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모회사 부채는 210억 달러이며, 여기에 대규모 보험 부채가 추가된다. 이러한 상쇄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버크셔는 대부분 미국 국채로 구성된 막대한 현금고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3342억 달러는 현금은 연말 무렵 매입한 미 국채에 대한 부채 약 130억 달러를 총 현금에서 차감한 것으로, 일부 자회사의 현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어떻게 계산하든, 버크셔의 유동성은 엄청나며, 이는 시장 혼란이 지속될 경우 버핏에게 유리한 투자 포지션을 제공할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