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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프랑스 스타트업 파산 증가…자금 조달 악화가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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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프랑스 스타트업 파산 증가…자금 조달 악화가 주요 원인

프랑스 국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국기. 사진=로이터
프랑스의 기술 스타트업 파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초기 투자를 받았음에도 운영을 지속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IT 스타트업 투자 분석 기관인 스케일X 인베스트는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분석 대상이 된 1487개 스타트업 중 10.4%가 파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스타트업들의 파산 및 도산 절차 진행 건수가 새로운 시리즈A 투자 유치 건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스케일X 인베스트는 특히 이미 상당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조차도 파산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도산한 스타트업들은 평균적으로 3250만 유로(약 514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보다 두 배가량 많은 금액임에도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속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에두아르 티보 스케일X 인베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기업 가치가 하락하면서 규모가 큰 스타트업들조차도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있다"며 "이제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기업들까지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혔던 ‘인섹트’는 지난해 법정관리 절차를 신청했다. 인섹트는 곤충을 활용한 단백질 원료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로봇 기술을 이용해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결국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파리 ‘스테이션 F’를 유럽 최대 스타트업 허브로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달 열린 프랑스 글로벌 AI 서밋에서는 1100억 유로(약 174조원)의 투자 유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프랑스가 유럽의 대표적인 기술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마크롱 정부의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 경제 둔화와 긴축적인 투자 환경이 지속될 경우 프랑스 스타트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