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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 인도 시장 공략 '잰걸음'…Z세대 겨냥 '맞춤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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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 인도 시장 공략 '잰걸음'…Z세대 겨냥 '맞춤 전략' 통했다

'크레용 신짱', '도라에몽' 추억 공유…스트리밍, 극장 개봉 등 다각화
20026년 4억 5800만 달러 규모 전망…'모조품' 단속 등 과제도 남아
일본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린 시절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Z세대를 주요 목표로 삼아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 극장 개봉, 현지 협력 강화 등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 미디어 그룹 Avex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인도에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애니메이션 타임즈'를 제공하고 있다. 슈에이샤 등 일본 주요 출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애니메이션 타임즈는 2023년 서비스 시작 이후 콘텐츠 수를 두 배로 늘렸다. '도쿄 리벤저스', '스파이 패밀리' 등 인기 시리즈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초기 연간 요금제에서 월 구독료(69루피, 약 79센트)를 도입하는 등 현지 시장에 맞춘 서비스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일본 방송사 TV 아사히는 인기 개그 시리즈 '오보차마군' 리부트 버전을 제작해 올봄 인도 어린이 채널 소니 YAY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크레용 신짱' 신작 영화는 8월 일본, 10월 인도에서 개봉한다. 특히, 이번 '크레용 신짱' 영화는 인도에서 첫 극장 개봉하는 시리즈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니클로 광고 제작으로 유명한 일본 스튜디오 긱 픽처스는 인도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 태국에 이어 2019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긱 픽처스는 올해 1월 현지 영화관 체인 PVR과 공동으로 '라마야나: 라마 왕자의 전설'을 인도 극장에 개봉했다.
인도 서사시를 원작으로 1993년 일본-인도 합작으로 영어 개봉했던 이 영화는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힌디어 및 기타 현지 언어로 더빙되어 관객층을 넓혔다. 긱 픽처스는 영화 배급뿐 아니라 인도 내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힘쓸 계획이다.

인도의 많은 젊은이, 특히 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에 노출되었다. '크레용 신짱', '도라에몽' 등 2000년대 방영을 시작한 애니메이션은 남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인도 애니메이션 시장은 현재 어린이 대상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젊은 성인 이상 관객층이 확대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2018년까지 인도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는 거의 상영되지 않았으나, 2019년 '날씨의 아이' 개봉 청원에 5만 명 이상이 서명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PVR에 따르면 2024년에는 50개 이상 도시에서 '스파이 패밀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등 총 8편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상영되었다.

인도 애니메이션 시장은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에 힘입어 2019년 대비 약 80% 성장한 4억 5,800만 달러(약 6661억 6100만 원) 규모로 추정되며, 2026년에는 5억 6,000만 달러(약 8145억 2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기업뿐 아니라 월트 디즈니도 11월 인도 대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와 미디어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디즈니는 인도 지역 TV 및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디즈니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기업들은 모조품 단속이라는 과제에도 직면하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 뉴델리 지부 가와사키 히로키 선임 이사는 "모조품은 정품의 약 30% 가격에 판매되어 소비자들을 유혹한다"며 "정품의 매력과 가치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