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X에 올린 글에서 에브라힘 라술 주미 남아공 대사를 '인종차별적 정치인'으로 지칭하며 "그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중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루비오 장관과 미 국무부는 라술 대사의 추방 이유에 대해 즉각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은 극우 성향의 브레이트바트 뉴스 사이트가 보도한 라술 대사의 발언을 링크했다.
라술 대사는 이날 남아공 싱크탱크의 웨비나에서 미국 내 백인 인구 감소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언급하며 "MAGA 운동은 단순한 우월주의 본능이 아니라 미국의 유권자 구성 변화에 대한 반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론 머스크가 유럽의 극우 인사들과 교류하는 것을 "세계적인 '백인 공동체'를 결집하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 정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의 아프리카너(주로 네덜란드계 후손)들이 새로운 토지법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아공 정부는 이 법이 인종과 무관하며 토지 재분배를 통해 과거 아파르트헤이트 시절의 부당함을 시정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리카너들에게 미국 망명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남아공 정부가 자신의 스타링크와 거래하지 않는 이유가 "내가 흑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실은 라술 대사의 추방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미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술 대사는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주미 대사를 역임했으며 올해 1월 다시 임명됐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반체제 운동가로 활동하며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함께 투쟁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