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구조조정 돌입…중국과의 기술 제휴 통해 비용 절감 및 시장 경쟁력 확보
관세 효과 '무색'…중국 전기차 브랜드 점유율 오히려 상승, 배터리 의존도도 높아져
관세 효과 '무색'…중국 전기차 브랜드 점유율 오히려 상승, 배터리 의존도도 높아져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유럽 5대 자동차 업체의 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 둔화와 높은 생산 비용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에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 능력 감축, 인력 감원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 공장 생산 능력을 줄이고, 폭스바겐은 독일 공장 두 곳의 생산을 중단하고 대규모 감원을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Xpeng)과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을 추진하며, 르노는 상하이에 전기차 연구개발센터를 개설하고 중국 파트너와 협력해 저가형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스타트업 립모터 테크놀로지(Leapmotor Technology)와 제휴해 중국산 소형 전기차를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관세 부과 이후에도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했으며,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배터리 또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최대 배터리 공급업체 CATL과 손잡고 스페인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테슬라, 르노, BMW 등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수입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또 다른 무역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은 미국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 그룹 CEO는 각 브랜드별 전략 재검토에 나섰다고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