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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듐 배터리 시장 주도권, 중국에 내준 호주... 자국 기술 상용화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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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듐 배터리 시장 주도권, 중국에 내준 호주... 자국 기술 상용화 재도전

호주인 과학자가 개발한 바나듐 배터리, 중국이 대규모 생산으로 시장 선점
"재생에너지 초강대국 꿈" 위해 자체 매장량 활용한 국내 산업화 모색 중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VRFB)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호주는 자국에서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 기회를 놓친 채 뒤늦게 추격에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VRFB)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호주는 자국에서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 기회를 놓친 채 뒤늦게 추격에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호주와 중국이 바나듐 레독스 배터리(VRFB) 전쟁을 벌이고 있다. 호주는 바나듐 매장량이 세계 1위지만 개발기술을 중국에 넘겨줘 중국을 추격하고 있다. VRFB는 바나늄 등을 사용하는 전해질에 화학에너지를 지정했다다 방출하는 '플로우 배터리'로 화재위험이 적고 수명이 20년 이상이며 유해성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단단하고 연성과 전성이 뛰어난 바나듐은 자동차와 칼, 공구 등에 들어가는 금속으로 '산업혁명의 감초'로 통한다.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는 19일(현지시각) 호주 화학 엔지니어의 말을 인용해 호주가 VRFB 추격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의 화학 엔지니어 마리아 스카일라스-카자코스는 닛케이아시아에에 "40년 전 바나듐이 배터리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오늘날 VRFB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바람은 바나듐 배터리를 호주에서 산업으로 만드는 것이었다"면서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일본 기업들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거쳐 결국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로 상용화하는 길을 걸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바나듐 배터리는 재생에너지 시대에 주목받는 에너지 저장 기술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액체 전해질에 화학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안전성이 높고 수명이 길며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중국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 확대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있으며, VRFB가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바나듐 산업 그룹인 바니텍(Vanite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플로우 배터리 산업 투자액은 46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전국적으로 각각 약 100MWh 규모의 약 30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총 4GW의 전력 용량과 18GWh의 에너지 저장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다롄에 본사를 둔 룽커파워(Rongke Power)는 2GWh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는 전 세계 VRFB 시장의 약 60%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2025년 중반까지 생산 용량을 2.5GWh에서 4.5GWh로 늘리기 위해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독일, 두바이, 호주에 지역 사무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반면, 호주는 뒤늦게 자국의 바나듐 자원을 활용한 산업화에 나서고 있다. 서호주 주 정부는 올해 초 칼굴리 광산 마을에 50MW 바나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9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 석유회사 이데미쓰의 지원을 받는 벡코 그룹과 호주 바나듐은 바나듐 전해질 생산을 시작했으며, 자체 매장지 채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지배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티반(Tivan)의 CEO 그랜트 윌슨은 "중국은 많은 양의 바나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그 가격을 통제할 것"이라며 현재 바나듐 가격이 너무 낮아 호주에서 채굴과 가공에 필요한 비용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호주는 바나듐 세계 최대 매장국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장량은 850만t이며 이어 러시아(500만t), 중국(420만t), 남아프리카공화국(43만t), 브라질(12만t)의 순이었다. 전 세계 매장량은 1800만t으로 USGS는 추정했다.

반면, 지난해 기준 생산은 중국이 7만t으로 전체 생산량(10만t)의 70%를 차지했고, 러시아가 21%(2만1000t), 남아프리카공화국 8%(8000t), 브라질이 5%(5000t)로 그 뒤를 이었다. 호주는 2014년 이후 가동 중인 바나듐 광산이 없어 생산량은 전무했다.

호주 바나듐(AVL)의 CEO 그레이엄 아비드슨은 VRFB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이 변곡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것은 여전히 합금 금속이지만 배터리 금속으로 뒤집힐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