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1% 증가, 순이익 90% '껑충'…시장 예상치 압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게임 라인업 견조…AI 투자 '전력 질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게임 라인업 견조…AI 투자 '전력 질주'

19일(현지시각) 텐센트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724억4000만 위안(238억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측치 1689억5000만 위안을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주주 귀속 순이익은 513억 2천만 위안으로 90% 급증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국내 게임 매출이 23% 증가한 332억 위안을 기록하며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아너 오브 킹스(Honour of Kings)', '피스키퍼 엘리트(Peacekeeper Elite)', '발로란트(Valorant)' 등 주요 게임 타이틀에 힘입은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 낮은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해외 게임 사업 역시 '브롤스타즈(Brawl Stars)'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UBG Mobile)'의 선전, 그리고 '패스 오브 엑자일 2(Path of Exile 2)'의 얼리 액세스 출시에 힘입어 15% 성장한 160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했다.
온라인 광고 매출은 중국의 전반적인 광고 시장이 경기 둔화 속에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20% 증가한 1214억 위안을 기록했다. 텐센트의 4분기 광고 성장은 슈퍼앱 위챗에 내장된 짧은 동영상 기능인 '채널(Channels)'과 '미니 프로그램(Mini Programs)', '위챗 검색(WeChat Search)' 서비스가 주도했다.
반면 위챗페이(WeChat Pay)를 포함한 핀테크 부문 매출은 중국의 소비 침체가 계속되며 3% 증가한 561억 위안에 그쳤다.
텐센트의 포니 마 회장 겸 CEO는 "몇 달 전부터 우리는 빠른 제품 혁신과 심층적인 모델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AI 팀을 재편하고, AI 관련 자본 지출을 늘리고, AI 네이티브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및 마케팅 노력을 강화했다"며 "이러한 단계적 투자가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텐센트는 지난 2월 중순 유명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를 자사의 소셜 앱 위챗에 통합했으며, 지난해 5월 출시한 자체 AI 챗봇 위안바오(Yuanbao)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도 시작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텐센트는 이 프로모션에 단 2주 만에 약 3억 위안을 투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고 배포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텐센트가 평소의 절제된 접근 방식과 신중한 입장에서 벗어나 AI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텐센트는 위챗에 광고를 집중적으로 게재하는 것 외에도, 중국 농촌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 확산된 사진에 따르면, 텐센트는 북동부 길림성의 한 마을에서 "암퇘지 산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까? 위안바오에게 물어보세요", "라이브 스트리밍 전자상거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시겠다고요? 텐센트 위안바오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문구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텐센트의 이번 실적 발표는 중국 기술 대기업들이 경기침체와 규제 압박 속에서도 AI와 게임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기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은 중국 시장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