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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정치 마비 속 ‘위기 경고음’…기술 경쟁력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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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정치 마비 속 ‘위기 경고음’…기술 경쟁력도 흔들”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본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본점. 사진=로이터


한국 경제가 정치적 혼란 속에서 성장 둔화와 가계부채 급증, 중국의 기술 굴기와 미국의 무역제재 등 악재가 겹치며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아시아타임스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이 올들어 극심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국내 성장 둔화, 가계부채 증가, 중국의 디플레이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심화까지 더해지며 한국 경제가 위태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견해를 최근 피력했다.
아시아타임스는 “특히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단기간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국회에서 탄핵되면서 한국은 정치적 공백 상태에 빠졌다”면서 “현재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최종 파면 여부를 심리 중인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경제 정책 집행력을 약화시키고 재정 관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피치의 제레미 주크 애널리스트는 아시아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충분한 외환보유액과 재정적 여력이 있지만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정책 추진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원화 가치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 산업 역시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중국과 홍콩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1.8% 감소해 지난 1월보다 하락 폭이 더욱 커졌다. 아시아타임스는 “한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사이에 끼어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중국제조 2025’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강자들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저가이지만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시장에 대거 공급하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2.75%로 조정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다. 동시에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