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동결한 뒤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채권 매수세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초반 4~5bp(0.04~0.05%포인트) 상승했으나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기점으로 하락 반전하며 후반 3.6bp 내린 4.245%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초반 4%대에서 후반 6.5bp 내린 3.977%로 하락했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연준 위원들은 이틀간의 정책회의 결과,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현행 4.25~4.50%로 유지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장기 목표치인 2%를 웃돌고 고용시장이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난 1월에 이어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 위원들은 이어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3.875%로 유지하며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연준의 연내 2회 금리 인하 전망은 시장의 예상치에 거의 부합하는 것으로 시장에 안도감을 선사하며 채권 매수세를 견인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르면 연준의 올해 첫 금리 인하가 7월에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한때 올해 연준이 단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고 일각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던 상황에서 연준의 안정적인 2회 인하 전망이 채권 가격 랠리를 주도했다.
금리 동결 이후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또한 다음 달부터 양적 긴축(QT)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혔다. 이는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채권 공급을 제한해 국채 시장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휘트니 왓슨 글로벌 공동 대표이자 채권 및 유동성 솔루션 공동 책임자는 "연준 위원들의 경제 전망 수정은 다소 '스태그플레이션적(stagflationary)'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왓슨은 이어 "당분간 연준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최근의 성장 둔화가 더욱 심각해질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DWS 아메리카스의 조지 캣램본 채권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연준은 비둘기파적이지도 매파적이지도 않았고 5월 회의까지 타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성명서에서 매파와 비둘기파를 모두 보았다는 사실은 연준이 할 일을 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늘날 불확실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연준이 정책 변경을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한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은 부분적으로 관세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것이 연준 위원들의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