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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미·인도 무역협상 속 인도 사업 진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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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미·인도 무역협상 속 인도 사업 진출 가속화

스타링크, 릴라이언스 지오·에어텔과 파트너십 체결
테슬라, 뭄바이에 쇼룸 임대... "트럼프와 관계 활용" 분석
애널리스트들은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가 인도가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와 테슬라에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널리스트들은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가 인도가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와 테슬라에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스타링크와 테슬라의 인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뉴델리가 이전에 미국 억만장자를 단념시켰던 무역 장벽을 우회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활용해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인도와 미국의 무역 협정 협상 과정에서 워싱턴의 영향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인도의 양대 통신 사업자인 릴라이언스 지오와 바티 에어텔은 스타링크의 인도 진출을 돕기 위한 별도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SpaceX의 그윈 쇼트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는 "지오와 협력하고 인도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더 많은 사람과 기업이 스타링크의 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위성 스펙트럼 할당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은 데이터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에 스타링크의 진출을 방해했다. 인도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74%를 점유한 지오와 에어텔은 위성 스펙트럼을 미리 결정된 가격으로 할당하는 글로벌 규범을 따르겠다는 정부의 결정에 반대했다. 두 회사는 경매 방식을 선호했으며, 이를 통해 스타링크의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길 원했다.
그러나 스타링크와의 파트너십 체결은 인도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되며, 두 통신사는 결국 플랜 B로 선회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 닐 샤는 "이것은 휴전과 같다. 결국, 파이를 나눠 먹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경우, 부동산 데이터 분석회사 CRE 매트릭스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머스크의 대표 기업은 지난달 뭄바이의 고급 지역에 370제곱미터 규모의 쇼룸을 월 350만 루피(약 40,500 달러)에 5년간 임대하기로 계약했다. 테슬라는 또한 인도에서 20개의 판매 및 고객 지원 직무를 공고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인도의 높은 수입 관세로 인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전기차 판매를 주저해 왔다. 인도는 최대 4만 달러의 수입차에 70%, 그 이상의 차량에는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3월 인도는 기업들이 3년 내 현지 제조를 시작하기 위해 최소 5억 달러를 투자하면 3만 5천 달러 이상의 전기차에 15%의 관세만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인도가 수입 관세를 완전히 폐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인도는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인 타타 모터스와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 같은 기업들이 전기차 개발에 최소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상황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뉴델리 소재 싱크탱크 GTRI의 설립자 아제이 스리바스타바는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그의 제안을 인도와 다른 나라에서 더 영향력 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현재 트럼프로부터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은 874억 달러 상당의 인도 상품을 수입하며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는데, 이는 미국의 대인도 수출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CSIS의 리처드 로소우 의장은 "미국 협상가들은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쉽게 열 수 있는 문을 밀어붙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머스크에게 유리한 이러한 상황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이전 입장과 대조를 이룬다. 인도는 2019년 외국인 소유 전자상거래 기업의 소비자 직접 판매를 제한하는 규정을 시행했고, 2022년에는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현 X)가 검열 규칙을 두고 인도 정부와 법적 분쟁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스타링크와 테슬라의 진출은 인도를 다국적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보여준다. 인도 정부는 머스크,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추가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리바스타바는 "인도의 정책은 외국 기업에 특별 대우를 제공하기보다 국내 제조업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정 기업을 위한 예외 조치가 "미래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