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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중국 CATL, 전기차 시장 역풍 속에서도 성장세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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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전기차 시장 역풍 속에서도 성장세 유지

고성능 배터리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37.9%로 확대
경쟁사들의 실적 하락 속에서도 순이익 15% 증가
CATL의 순이익은 지난해 경쟁사들이 차질을 빚는 동안 15% 증가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CATL의 순이익은 지난해 경쟁사들이 차질을 빚는 동안 15% 증가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배터리 제조업체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쟁사들이 서구 전기차 시장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CATL은 고성능 배터리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한국의 SNE 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7.9%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를 기록했다. 이로써 CATL은 8년 연속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2위인 BYD(17.2%)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중국 증권사 선완 홍위안증권의 전망에 따르면, CATL은 올해도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의 매출은 지난해 3620억 위안(약 501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이는 2014년 재무 실적 공개 이래 처음으로 나타난 매출 감소세이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점은 순이익이 507억 위안으로 15% 증가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모두 2024년 매출과 이익 감소를 보고했다.

이러한 실적 차이는 CATL이 서구 시장보다 중국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고, 미국에서는 전기차 성장이 예상보다 느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재평가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테슬라의 매출도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다.
CATL의 수익성 개선은 특히 두드러진다. 2024년 총 이익률은 23.9%로 전년 대비 5.8%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성과는 주로 두 가지 유형의 고성능 배터리 공급 확대에 기인한다.

2022년 공개된 '기린(Qilin) 삼원 배터리'는 고속 충전이 가능하고 1,000km의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저장 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를 비롯해 리오토(Li Auto)와 샤오미(Xiaomi)가 생산하는 고급 전기차에 이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또한, 2023년에 발표된 '선싱(Shenxing) 리튬 철 인산염(LFP)' 시리즈는 700km의 기본 주행거리와 10분 충전으로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저렴한 옵션이다. 이 제품은 비용과 성능의 균형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CATL이 2023년 LFP 시장에서 BYD에 뒤처졌던 상황에서 지난해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는 데 기여했다.

CATL의 중국 전기차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 가오 후안은 "고가 제품군에 집중함으로써 에너지 밀도 증가와 같은 높은 수요를 충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쟁력 향상은 연구개발 인력 구성의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CATL은 작년 말 기준 총 20,346명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석사 및 박사 학위를 가진 엔지니어의 비율은 27.8%로 전년 대비 7.1%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ATL은 이러한 고급 인력을 바탕으로 10월 출시 예정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용 '프리보이(Freevoy)'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최소 30개 차종에 탑재될 예정이며, 회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적극 추진 중이다.

생산 능력 측면에서도 CATL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CATL의 생산 능력은 676기가와트시로, 2019년 대비 12.8배 증가했다. 향후 헝가리와 스페인 공장을 포함해 219GWh를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다만 CATL의 전체 공장 가동률은 2021년 95%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해 지난해 76.3%까지 떨어졌다. 유럽 시장 진출이 확대됨에 따라 회사는 향후 서구 전기차 시장의 침체 영향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도 있어, 시장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유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