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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주요국 금리 인하 '올스톱'...트럼프 관세 전쟁에 美 연준과 다시 '커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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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주요국 금리 인하 '올스톱'...트럼프 관세 전쟁에 美 연준과 다시 '커플링'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조짐 파장 우려해 일제히 관망 모드 급전환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20일(현지 시각)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50%로 동결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20일(현지 시각)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50%로 동결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의식해 앞다퉈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 시각)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무역 분쟁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상승과 씨름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를 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20일(현지 시)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50%로 동결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성명에서 "현재 경제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위원회 성명도 "지난번 MPC 회의 이후 세계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심화했다"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와 무역 상대국의 대응을 지적했다.

연준은 전날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세워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했다.

WSJ는 “스위스가 최근 5회 연속으로 금리를 내렸으나 경제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제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상당 기간 관망 모드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 인민은행 20일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연속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일반대출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LPR을 연 3.1%, 주택담보대출 기준인 5년 만기 LPR을 연 3.6%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19일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계획이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전날 기준금리를 5.75%로 동결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전날 "우리는 데이터에 따라 회의를 거듭할 것이고, 앞으로 몇 달 동안 금리가 어떻게 변화할지 미리 결정된 경로는 없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 6일 5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ECB는 예금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기준금리를 연 2.90%에서 2.65%로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한계대출금리도 연 3.15%에서 2.90%로 인하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간 예금금리 격차는 1.75∼2.00%로 벌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불러일으킨 무역 환경의 격변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추측 모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에 앞서 나가다가 최근 경제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재상승 위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을 위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미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는 지금 성장 저하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로이터가 짚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이하 중간값)를 지난해 12월의 2.1%에서 1.7%로 내렸다. 연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종전 2.5%에서 2.7%로,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종전 2.55%에서 2.8%로 각각 올렸다. 연말 실업률 예측치는 종전 4.3%에서 4.4%로 소폭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을 겨냥한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경제 활동 둔화와 인플레이션 재상승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은 앞으로 물가가 오르고, 경제 활동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