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리투아니아도 협의 중

미국 정부는 현재 튀르키예와 한국으로부터 수입 중이며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각) AP통신과 BBC방송에 따르면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튀크키예와 한국에서 계란을 들여오고 있으며 다른 몇몇 국가들과도 추가 수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 수억개 규모의 수입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국내 산란계 개체 수가 다시 늘고 정상화되는 몇 달 뒤에는 다시 자체 공급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 내 계란 가격이 급등하면서 단행됐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H5N1) 확산으로 수천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고 이로 인한 공급 부족이 물가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 농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계란 가격은 전년 대비 41%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응하기 위한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 규모의 대책을 내놨다. 이 가운데 5억 달러(약 6700억 원)는 농가 방역 강화를 위한 바이오 보안 대책에, 1억 달러(약 1340억 원)는 백신 연구·개발에, 나머지 4억 달러(약 5360억 원)는 농가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전국 대형 산란계 농가를 대상으로 무상 진단과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방역 강화에 필요한 비용의 최대 75%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내 가금류 협회는 자국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계란 수출 가능성에 대한 접촉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카타르지나 가브론스카 폴란드 국립가금사료생산자협회장은 "지난달 주폴란드 미국 대사관이 우리 협회에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가능성을 문의해왔다"고 밝혔다.
계란값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과정에서 유권자의 분노를 자극하는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의회 연설에서 “조 바이든은 계란값을 통제 불능 수준으로 방치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일부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계란 1인당 구매 개수에 제한을 두는 등 공급난이 계속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