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개발포럼 개회사서 "필요시 경제 안정 위한 새 정책 도입할 것" 강조
글로벌 기업 CEO들에 "보호무역주의 저항" 촉구... "세계화 함께 수호해야"
글로벌 기업 CEO들에 "보호무역주의 저항" 촉구... "세계화 함께 수호해야"

리 총리는 23일 중국개발포럼(China Development Forum)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다"며 "필요한 경우,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80명 이상의 다국적 기업 고위 임원들이 참석했으며, 리 총리는 이들에게 중국의 새로운 혁신 추진력에서 기회를 포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경제 개방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국제 기업들에 보호무역주의에 저항할 것을 요청했다.
"동시에 기업가들이 경제적 세계화를 유지하는 데 있어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고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리 총리는 "기업은 세계화의 수혜자일 뿐만 아니라 세계화의 확고한 수호자이자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 기업의 힘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단결하고 함께 모이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기업가들이 함께 일하고, 진심으로 협력하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저항하고, 상호 이익 속에서 각자의 기업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국 정부가 소유권 성격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틀 동안 개최되는 중국개발포럼은 외국 재계 지도자들과 중국 정부 관료들이 이달 초 '양회(兩會)'에서 발표된 중국의 성장 목표와 관련 조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독일 지멘스(Siemens)의 롤랜드 부시(Roland Busch)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회의의 외국 의장을 맡았다. 그는 중국이 성장 스토리를 지속하고 글로벌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 부쉬는 "우리는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대하고 공평한 경쟁의 장에 기여하려는 중국의 지속적인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다국적 기업은 중국 성공 스토리의 일부였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소비와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공학에 이르기까지 첨단 기술 발전을 통한 낙관론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외국인 임원 중 미국 기업 대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애플의 팀 쿡(Tim Cook), 블랙스톤(Blackstone)의 스티븐 슈워츠먼(Stephen Schwarzman), 브로드컴(Broadcom)의 혹 E. 탠(Hock E. Tan), 맥킨지(McKinsey)의 밥 스턴펠스(Bob Sternfels), 카길(Cargill)의 브라이언 사이크스(Brian Sikes), 화이자(Pfizer)의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 페덱스(FedEx)의 라제시 수브라마니암(Rajesh Subramaniam) 등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사우디 아람코, BHP, BMW 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푸르덴셜, 리오 틴토, 슈나이더 일렉트릭, 삼성전자, HSBC, 스탠다드차타드, 타타그룹, 테마섹 홀딩스 등의 기업 대표도 참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리 총리의 '외부 충격 대비' 발언이 미국의 대중국 무역 압박, 유럽의 관세 정책,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국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외부 환경 악화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내외로 설정했으며,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 부진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리 총리의 이번 발언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질 경우,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