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기지 확장 기대감 속 트럼프發 원조 축소 '암운'... 팔라우, 재정적 불안감 고조
중국, 경제적 압박과 군사력 과시... 팔라우 내 '반미 정서' 확산 우려
중국, 경제적 압박과 군사력 과시... 팔라우 내 '반미 정서' 확산 우려

팔라우의 펠렐리우 섬에 있는 자갈 활주로는 최근 미군 기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미 해병대 KC-130J 공중 급유기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군사 목적으로 활주로에 상륙했다. 비행장과 인근 부두의 재개장 및 확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약속했으며, 한 지주는 활주로 확장을 위해 토지를 제공하는 대가로 930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팔라우에 8억 8,900만 달러의 경제적 지원을 승인했으며, 이는 미국이 팔라우 영토 내에서 군사 기지를 운영할 수 있는 독점권을 부여하는 자유연합협약(COFA)의 20년 연장의 일부였다. 팔라우는 미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 달러를 통화로 사용하고, 미국 우체국이 우편물을 처리하며, 약 500명의 팔라우인이 미군에 복무하고 있다.
"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어 위험이 있다"고 호주국립대학교 개발정책센터의 테렌스 우드 연구원은 지적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팔라우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흔들 경우, 반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근 중국은 태평양에서 경제적 영향력과 군사력을 과시하며,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해역에서 사전 통보 없이 실사격 해군 훈련을 실시하고, 쿡 제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미 팔라우를 압박해왔다. 10년 전 중국이 팔라우의 최대 관광객 송출국으로 부상했지만, 2017년 말 팔라우가 대만과 관계를 유지하자 갑자기 여행사에 팔라우 단체 여행을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최근에는 팔라우 정부 컴퓨터 네트워크가 해킹 공격을 받고 있으며, 섬 관리들은 이것이 베이징의 지시라고 믿고 있다.
중국은 2023년 다시 팔라우의 최대 관광 시장으로 돌아왔으며, 군도의 호텔에 대한 중국의 투자 붐을 일으켰다. 2024년 한 중국 사업가가 팔라우의 수도 근처에 2,500만 달러 규모의 리조트를 열었으며, 다른 중국 투자자는 미 공군이 레이더 송신기를 설치하고 있는 곳 근처에 장기 임대를 확보했다.
"우리는 팔라우에 대한 토지 투자에 대해 알고 있으며, 범죄 연계 또는 민감한 지역을 표적으로 삼으려는 의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는 말했다.
반면 미국 투자자들은 팔라우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현지인들은 미국인이 문을 두드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모든 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라고 팔라우 관광부 장관은 말했다.
미국은 COFA에 따라 올 회계연도에 팔라우 정부에 8,040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제공했는데, 이는 올해 예상 정부 수입의 56.5%, 팔라우 연간 예상 GDP의 23%에 해당한다. 트럼프의 대외 원조 축소 정책은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팔라우 대통령은 트럼프의 90일 원조 동결로 인해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고 이동통신망을 업그레이드하는 중요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사는 "팔라우에 대한 지원은 워싱턴에서 오랫동안 초당적 지지를 받아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팔라우의 많은 사람들은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팔라우의 편에 계속 설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전직 팔라우 대통령은 "미국에는 영원한 친구는 없고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