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심화, 양안 리스크에 생산 거점 다변화...태국, 동남아 생산 허브로 부상
대만 정부, '신남향 정책' 추진...동남아 투자 지원 및 교류 확대
대만 정부, '신남향 정책' 추진...동남아 투자 지원 및 교류 확대

방콕 동부 방푸 산업단지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 중인 델타 일렉트로닉스는 2024년 3월 이미 이곳에 또 다른 공장을 가동했다. 델타 일렉트로닉스 태국법인 CEO 빅터 쳉은 "태국은 35년 넘게 우리 사업의 초석이었으며, 강력한 제조 기반과 숙련된 인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델타 일렉트로닉스는 2028년까지 태국에 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전원 공급 장치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인 델타 일렉트로닉스는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2024년 매출은 128억 달러를 기록했다.
태국 자회사는 전기차 충전 장비와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며 급성장했고, 2024년 매출은 49억 달러를 달성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 방콕 사무소의 야부 쿄헤이는 "대만 기업들이 서구 고객의 요청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은 태국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0년대부터 미국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중국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설립했던 대만 기업들은 최근 미·중 갈등과 양안 리스크로 인해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제조 허브로, 전자 부품 수요가 높고 제조업체가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 세금 감면과 풍부한 노동력 또한 태국의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한다.
대만 정부도 '신남향 정책'을 통해 기업의 동남아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이 정책은 기업의 정보 수집을 지원하고 교류를 촉진하여 대만의 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만 당국에 따르면 '신남향 정책' 대상 18개국에 대한 대만의 직접투자는 2024년 87억 달러로 급증했다.
태국 투자청에 따르면 태국에 대한 대만의 외국인 직접 투자 신청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3배 증가한 499억 바트를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싱가포르, 중국 본토 및 홍콩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폭스콘, Zhen Ding Tech Group, 타이완 유니온 테크놀로지 등 다른 대만 기업들도 태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며, 관세 상황에 따라 중국에서 태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