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얼, '게으름뱅이' 세탁기 출시... 3개 드럼으로 동시 세탁 가능

중국 가전 대기업 하이얼이 한 번에 여러 개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는 3개의 드럼을 장착한 '게으름뱅이' 세탁기를 출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제품은 속옷과 겉옷을 분리하여 세탁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속옷은 손으로 세탁하는 경우가 많다.

하이얼의 젊은 소비자 겨냥 브랜드 '리더(Leader)'로 출시된 이 세탁기는 상단에 1kg 용량의 작은 드럼 두 개, 하단에 10.5kg 용량의 큰 드럼 하나를 장착한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세 개의 드럼이 나란히 배치된 모습은 마치 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JD.com에서 사전 판매 중이며, 30위안의 보증금으로 4,999위안(약 69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등 일부 지역 거주자는 정부 보조금 제도를 통해 최대 1,000위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이얼은 이미 88,000건 이상의 사전 판매 주문을 받았으며, 4월 중순부터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일반 세탁기보다 키가 크고, 3개의 드럼 디자인으로 인해 소셜 미디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가장 빠른 세탁 코스는 22분 만에 완료되며, 소음 수준은 66데시벨로 일반 사무실 배경 소음과 비슷하다. '리더 게으름뱅이 세탁기, 신발도 세탁 가능', '3개 드럼 게으름뱅이 세탁기' 등의 해시태그가 웨이보에서 유행하며 젊은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유보인포에 따르면 중국 가전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침체되어 2023년 성장률은 3.8%에 그쳤다.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주요 제품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혁신적인 제품 업그레이드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하이얼은 자동화와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침체된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적자를 내고 있는 산업용 로봇 회사 스텝 일렉트릭의 지배 지분 인수를 발표하며 로봇 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번 3드럼 세탁기 출시는 하이얼의 혁신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가전 시장의 침체 속에서 하이얼이 어떠한 성과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