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원타오 상무부장, BMW 회장 면담서 "세계에 명확하고 긍정적 신호 보내야"
미국 관세 위협 속 "EU가 다자간 무역 시스템의 기둥 되길" 기대 표명
미국 관세 위협 속 "EU가 다자간 무역 시스템의 기둥 되길" 기대 표명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은 22일 베이징에서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특징지어지는 복잡한 국제 정세를 감안할 때, 분쟁을 적절히 해결함으로써 세계에 명확하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면담은 23일 개막한 중국개발포럼(China Development Forum)에 앞서 이루어졌다. 이 포럼에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임원 80명 이상과 중국 고위 관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역사는 관세 전쟁과 무역 전쟁이 패배-패배 상황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증명했다"고 왕 부장은 집세 회장에게 말했다. 그는 중국과 EU 양측이 복잡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도 세계에 확실성과 안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BMW가 브뤼셀이 가능한 한 빨리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에 도달하도록 유도하는 데 계속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U는 지난해 보조금 지급 반대 조사 이후 10월 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최대 45%까지 인상했다. 이 조치는 중국 전기차 출하량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혔다. 10월 판매량은 거의 40% 급감했고, 11월 판매량은 1/4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대응으로 12월에는 출하량이 예상 외로 증가했다.
BMW를 비롯한 독일 자동차 대기업들은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자사의 중국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EU의 관세 부과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중국, 캐나다, 멕시코, EU 등 주요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EU는 2024년 중국 전기차의 최대 구매자 지위를 유지했으며, 중국 전기차 수출량의 거의 30%를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사이펑(Xpeng)은 지난 금요일 EU의 관세가 "큰 경제적 영향"을 미쳤지만, 유럽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계획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 시장은 계속해서 개방되어 있으며 정책도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대외 개방을 단호하게 확대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최적화할 것이다. 이것은 BMW 그룹을 포함한 외국 투자 기업에 대한 약속"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와 별개로, 중국 총리의 경제 담당 부총리인 허리펑(何立峰)은 22일 베이징에서 친 트럼프 성향의 스티브 데인즈 미국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경제·무역 문제의 '무기화'에 단호히 반대하며, 미국과 동등하게 '솔직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압박에 맞서 EU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균형을 맞추려는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독일과 같은 주요 EU 회원국들과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EU 내부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일부 회원국들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회원국들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EU 시장에서 자국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관세 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고 있지만, 동시에 국내 시장을 개방하고 해외 기업들을 위한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상호주의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과 EU 간의 이번 전기차 관세 분쟁 해결 여부는 향후 양측 경제 관계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