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딥시크 AI' 비전투 지원에 활용...실전 투입 가능성은?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비전투 지원 기능을 위해 딥시크(DeepSeek)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다는 중국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분석가들은 딥시크의 AI 모델이 중국군의 전장 정보 감시 및 의사 결정에 곧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딥시크의 오픈 소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인민해방군 병원, 인민무장경찰(PAP), 국방 동원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달 초, 인민해방군 중앙극장사령부 종합병원은 딥시크의 R1-70B LLM의 '임베디드 배치'를 승인하며, 의사를 지원하는 치료 계획 제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베이징의 엘리트 인민해방군 종합병원(301 병원)은 중국 고위 관리와 군 장교가 치료를 받는 곳으로, 매우 민감한 개인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병원은 화웨이와 협력하여 지역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화웨이의 어센드 하드웨어에 딥시크-R1 모델을 배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중앙군사위원회(CMC) 산하 준군사 경찰 조직인 PAP의 일부 부대는 매일 신체 훈련과 심리 상담에 딥시크 AI 앱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난 PAP 정치 업무 부서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군인들이 불안을 해소하고 훈련 계획을 세우는 데 딥시크를 활용한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조지타운 대학의 샘 브레스닉 연구원은 병원 및 군인 훈련 프로그램 등 비전투 환경에서 딥시크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PLA에 실험을 위한 통제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PLA가 민감하고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확장하기 전에 기술 및 운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브레스닉 연구원은 "인민해방군이 군사 의사 결정에 AI의 잠재적 유용성을 오랫동안 강조해 왔다"며 "딥시크의 R1과 같은 고급 모델의 출현이 이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영 방송사 CCTV는 2023년 인민해방군이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도움을 받아 군집 전술을 위해 수백 대의 드론을 배치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영 신문 광밍일보는 지난달 딥시크가 '군 지능화 과정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군사 지능화 진화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딥시크가 방대한 양의 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전투 중 정확한 상황 인식을 가능하게 하고, 상륙 작전 시나리오에서 실시간 전장 변화에 따라 작전 계획을 동적으로 조정하여 지휘관의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군사 분석가 푸첸샤오는 딥시크의 일상적인 신체 훈련 및 병참 지원 적용은 '인민해방군이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AI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종합 전투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딥시크가 다른 전투 기능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AI를 지휘 시스템에 통합하는 작업은 상당한 시간 동안 진행돼 왔다"고 덧붙였다.

난징 국방 동원국은 지난달 딥시크 사용자 가이드를 발간하며 자사의 AI 모델이 비상 대피 계획, 국방 교육, 산업 자원 조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율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 관영 신문 PLA 데일리는 최근 기사에서 LLM을 포함한 기술을 활용하면 국방 동원의 질과 효율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딥시크의 AI는 민간 및 군사 기술 통합을 목표로 하는 중국의 민군 융합 전략의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브레스닉 연구원은 딥시크 채택은 인민해방군이 민간 부문의 첨단 기술을 어떻게 흡수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딥시크의 AI 출시와 중국에서의 광범위한 적용은 미-중 기술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브레스닉 연구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여전히 미국이 AI 개발에서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믿지만, "궁극적인 이점은 군사 작전에 AI를 더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배치할 수 있는 국가에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현재로서는 뚜렷한 선두 주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