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교통부가 수십년간 노후화된 항공관제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다음주 연방항공청(FAA)의 항공관제 인프라 전반을 개선하는 대규모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레이더 시스템 및 관제 터미널 전면 교체와 인력 충원, 안전 관련 신기술 도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더피 장관은 지난 1일에도 “수십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며 “수년에 걸쳐 노후 관제 시스템을 대체하고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더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미 개요를 보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첨단의 새로운 항공 관제 체계’를 원하며 이같은 개혁 계획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 FAA 관제 시스템은 심각한 노후화와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 1월 육군 헬기와 아메리칸항공 지역 여객기가 충돌해 67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 항공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관제시스템 전반에 대한 긴급 개편 요구가 높아졌다.
FAA는 현재 목표 대비 약 3500명의 항공관제사가 부족하며 실제 관제사 수는 2012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많은 시설에서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관제사들이 주 6일 근무와 초과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FAA가 운용 중인 관제 시스템 가운데 3분의 1이 ‘지속 불가능한 상태’라며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지난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FAA의 통신 시스템은 이미 수년 전부터 구형으로 분류됐으며 일부 부품은 더 이상 교체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더피 장관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망원경이나 플로피디스크 같은 낡은 기술을 벗어나야 한다”며 “광섬유, 무선, 위성을 이용한 최신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제사들이 육안으로 활주로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없도록 활주로 안전기술도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피 장관은 앞으로 관제시설 통신장비에서 구리선을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대체 기술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