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20일 테슬라 전 직원이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테슬라 주식을 계속 보유하라”고 말했다. 이 회의는 이례적으로 일반 대중에게도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머스크는 이 자리에서 “테슬라는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 로봇 개발, 기업가치 상승 등에 대한 기존의 낙관적 전망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이 가진 주식을 계속 보유하라”고 말하며 직원들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신뢰를 보낼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과 달리 최근 3개월간 테슬라 이사진과 경영진은 수백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잇따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렉트렉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로빈 덴홀름 이사회 의장은 약 22만주를 팔아 7690만 달러(약 1126억 원)를 현금화했으며 머스크 CEO의 동생인 킴벌 머스크 이사는 7만5000주를 팔아 2760만 달러(약 404억 원)를 확보했다.
이밖에 제임스 머독 이사(1320만 달러·약 193억 원), 캐슬린 윌슨-톰슨 이사(4120만 달러·약 603억 원), 그리고 바이브하브 타네자 CFO(450만 달러·약 65억 원) 등도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같은 대규모 내부자 매도가 테슬라 주가 하락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40% 이상 하락했으며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가 최근 3년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주가 하락과 4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 부양용 발언을 한 것”이라며 “그의 최근 정치적 지지층 일부가 그의 ‘세계 최고 기업’ 발언을 믿고 주식을 매수할 수 있지만 이들은 몇 주 안에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 내부자 중 최근 몇 년간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머스크의 발언과 실제 내부자들의 행동이 정반대 방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편,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과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왔지만 지난 ‘마스터플랜 3’에 이어 예고한 ‘마스터플랜 4’도 아직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