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펙, 유가 하락과 신에너지차 확대로 순이익 16.8% 급감

중국석유화학공사(China Petroleum &Chemical Corp, 시노펙)가 국제 원유가격 하락과 중국 내 신에너지 자동차(NEV) 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2024년 순이익이 16.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노펙은 24일(현지시각)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 회계기준에 따라 503억 위안(약 69억 4천만 달러)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생산 능력 기준 세계 최대 정유사인 시노펙의 이익 감소는 2023년 9.9% 감소에 이어 두 번째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024년 국제 원유 가격은 하향 등락을 거듭했고, 국내 운송 산업은 신에너지 대체를 가속화했다. 이로 인해 총 이익률이 크게 줄어들었다"라고 시노펙은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회사는 "시장과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으며, 비용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시장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석유·가스 업계를 대표하는 이 국영기업의 제품별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휘발유 판매는 0.7% 감소했고, 디젤 판매는 4.8% 감소했다. 반면 항공유 판매는 7.3% 증가했다. 이 수치에는 국내 판매와 수출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2024년 시노펙의 정유 처리량은 전년 대비 2.14% 감소한 2억 5,200만 톤을 기록했으며, 이는 하루 약 506만 배럴에 해당한다. 회사는 2025년 정유 처리량이 2억 5,500만 톤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시노펙의 이익 하락이 글로벌 석유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중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정책으로 인해 전통적인 석유 기반 연료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NEV(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점유율은 2024년 30%를 넘어섰으며, 이는 휘발유와 경유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N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950만 대를 기록했다.

한편 시노펙은 "일부 제품의 시장 가격 변동, 개별 생산 시설의 폐쇄 또는 손실"로 인해 2024년에 72억 위안(약 9억 9,330만 달러)의 자산 손상 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재평가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석유화학 사업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화학 섬유 및 플라스틱 판매는 전년 대비 19.8% 증가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제조업 부양 정책과 글로벌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노펙은 2025년 원유 생산량이 2억 8,015만 배럴, 천연가스 생산량이 1조 4,503억 입방피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에너지 안보 강화 정책에 따른 국내 석유·가스 생산 확대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회사는 올해 1,643억 위안의 자본 지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탐사 및 개발과 같은 주요 투자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정부의 에너지 안보 강화 방침에 따라 국내 유전과 가스전 개발, 신규 석유화학 설비 투자,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산업 분석가들은 시노펙이 전통적인 석유 사업의 수익성 하락에 대응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회사는 수소 에너지, 바이오 연료, 지열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탄소 중립 목표에 맞춰 저탄소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중국 내 신에너지 차량 보급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시노펙은 2025년에도 도전적인 경영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안정적인 성장 정책과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석유 제품 수요 증가 가능성은 회사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