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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퓨리오사AI, 메타의 1.2조원 인수 제안 거절…"독자적 AI 칩 개발·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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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AI 로고. 사진=연합뉴스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인 퓨리오사AI가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각)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퓨리오사AI가 메타 측의 인수 제안에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이날 메타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사내 공지했다.

메타는 오픈AI와 구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AI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메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분야 인력 확충 등에 올해 최대 6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이후 AI 인프라에 최종적으로 수 천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퓨리오사AI에도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타는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이스라엘 등 AI 팹리스 업체를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접촉하다 퓨리오사AI를 유력 인수 대상으로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자체 칩을 설계하기 위해 AI 팹리스 스타트업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이 과정에서 메타가 구상하는 퓨리오사AI 인수 뒤 사업 방향과 조직 구성 등에서 백 대표와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퓨리오사AI의 기업 가치는 8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며 메타의 인수 제안가는 8억 달러(한화 1조2000억 원)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RNGD) 등 독자적 AI 칩 개발·양산의 길을 가겠다는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퓨리오사AI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대비 비용 효율적인 신경망처리장치(NPU) 워보이, 레니게이드를 개발했다.

레니게이드는 AI 반도체 최초로 SK하이닉스 고대역폭 메모리 HBM3를 탑재했고 하반기 본격적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니게이드는 엔비디아 H100 다음 단계의 최상위 추론용 AI 칩으로 꼽히는 L40S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지만, 전력 소모량이 150W로 L40S의 350W보다 2배 이상 효율적이다.

퓨리오사AI가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최근 진행된 레니게이드 성능 평가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으며 독자적인 칩 개발·양산이 회사 해외 매각보다 실익이 크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퓨리오사AI는 현재 LG AI 연구원, 사우디 아람코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과 레니게이드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

또 퓨리오사AI는 최근 진행한 투자 라운드에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점도 인수 협상 결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퓨리오사AI는 산업은행으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받는 등 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한 달 내에 확보할 예정에 있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 역시 이 회사에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