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조기 선거 실시..."우리 생애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
여론조사 자유당 42% vs 보수당 37%...트럼프 위협이 선거 핵심 쟁점으로
여론조사 자유당 42% vs 보수당 37%...트럼프 위협이 선거 핵심 쟁점으로

카니 총리는 총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당하지 않은 무역 행동과 우리의 주권에 대한 위협 때문에 우리 생애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실제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미국이 우리를 소유할 수 있도록 우리를 부수고 싶어 한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두 국가 간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을 반영한다. 트럼프는 3월 6일 일부 캐나다 상품에 대한 25% 관세를 30일간 연기했으나, 이후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4월 2일에는 캐나다산 유제품과 목재를 포함한 추가 상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 3월 14일 취임 직후에는 "트럼프와 함께 일할 수 있고 그를 존경한다"고 말했으나,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훨씬 더 공세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는 조기 선거의 주요 명분이 트럼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국민적 위임을 얻기 위함임을 시사한다.
여론조사 기관 나노스 리서치의 닉 나노스 설립자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의 잠재적 부정적 여파와 위협적인 관세"라며 "카니는 아마도 4월 2일에 예상되는 추가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직 중앙은행장을 두 번 지낸 카니 총리는 정치나 선거운동 경험이 전혀 없지만, 2주 전 자유당 당원들에게 자신이 트럼프에 맞설 적임자라고 설득해 당 지도부를 장악했다. 이제 그는 5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첫 공약으로 최저소득세를 1%포인트 인하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앵거스 리드가 4,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은 42%, 보수당은 3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1월 이후 자유당의 지지율이 크게 회복된 것을 보여준다.
Ipsos Public Affairs의 대럴 브리커 CEO는 "우리는 사람들이 변화를 원하는 선거에서 리더십에 훨씬 더 중점을 둔 선거로 이동했다"며 "보수당이 자유당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지난 10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아니라 지금 여기와 가까운 미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수당은 카니를 트뤼도 시대의 높은 정부 지출을 계속할 계획인 엘리트주의자로 묘사하려 노력해왔으며, 또한 그가 개인 금융 자산을 맹목적 신탁으로 이전한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주 신탁에 관한 질문에 강하게 반발하며 기자가 "갈등과 악의"에 연루됐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보수당 지도자 피에르 풀리에브르는 선거운동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변화를 위해 캐나다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라며 세금 감면과 자원 생산 증가를 포함한 자신의 정책이 투자를 되살려 캐나다가 더 자립하고 트럼프에 맞설 수 있는 더 나은 준비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웨스턴대학교의 로라 스티븐슨 정치학 교수는 카니의 정치 경험 부족이 트럼프 요인을 감안할 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정치인들에게 일반적으로 주어지는 것보다 조금 더 많은 관용이 베풀어질 것 같다"고 그녀는 전망했다.
퀘벡주에서의 선전은 승리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데, 카니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어 질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보수당 지도자 풀리에브르는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하고 7번의 선거를 치른 경험 있는 정치인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