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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봉쇄 능력 강화... 전함 370척·미사일 3000기 보유

시진핑, 2027년까지 군 현대화 지시...사이버 공격·해저 케이블 절단 전략도 병행
2023년 4월 11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중국과 대만 국기 앞에 해군 미니어처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4월 11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중국과 대만 국기 앞에 해군 미니어처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대만을 완전히 봉쇄하고 고립시킬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대폭 강화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바탕으로 대만 봉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3(현지시각) "중국군이 그 어느 때보다도 대만을 포위하고 세계와 단절시켜 굴복시킬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의 대만 봉쇄는 세계적인 위기를 촉발하는 전쟁 행위가 될 것"이라며 이는 대만의 군사 대응을 유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 개입 결정을 강요할 뿐 아니라 세계 무역을 방해하고 유럽 국가들의 대중국 제재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약 1900대의 제트 전투기와 500대의 폭격기, 대만에 도달할 수 있는 3000개 이상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최근 드론 전쟁을 중국의 역량이 특히 증가하는 분야로 지목했다.

특히 370척 이상의 함정을 보유한 중국 해군은 규모 면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미 의회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00년에는 미국보다 적은 전함을 보유했으나 20년 만에 미국을 능가했으며, 2030년까지는 425척의 전함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함대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 해군·해경·사이버 다중 전략... 해저 케이블 차단으로 통신망 마비도


중국은 다양한 봉쇄 시나리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대만 측이 최근 실시한 워게임에서는 약 12가지 버전의 봉쇄 또는 유사 행동이 검토됐다. 중국의 군사 훈련은 이러한 봉쇄 실행 방식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중국 군용기 125대가 대만 봉쇄를 시뮬레이션하는 대규모 공중 및 해상 훈련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대만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훈련에서는 중국이 90척 이상의 해군 함정과 해안경비대를 배치하고 수천 명의 병력을 동원했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대만을 완전히, 하트 모양 대형으로 포위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인 봉쇄 시나리오는 군사 시설, 항구, 공항, 에너지 터미널 등 대만 인프라에 대한 공습으로 시작된다. 이후 전함이 대만 해안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섬을 선회하고, 항공모함 전단은 대만 남동쪽에 자리 잡아 J-15 전투기를 출격시킨다. 중국의 해안 경비대와 해양 민병대의 민간 함정도 함께 동원되며, 상선과 유람선이 항구 접근을 차단한다.

사이버 공격 역시 중국이 급속히 발전시킨 능력이다. 대만 당국에 따르면 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은 거의 항상 사이버 공격 증가를 동반했다. 해저 광케이블 절단을 통해 대만의 인터넷 연결을 차단하는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린 선임고문은 "미국과 대만 양측은 중국이 원한다면 지금 대만을 격리하거나 봉쇄할 수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전력의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식량 공급의 약 70%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봉쇄 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은 내수시장을 무기로 검역 미준수 해운회사의 중국 접근을 금지할 수도 있으며,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가스 선적을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소의 황충팅 분석가는 "대만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입장이 중국의 행동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봉쇄와 관련된 최악의 악몽 시나리오는 미국이 대만 해협 문제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로 결정하는 미국의 고립주의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군이 110마일 너비의 대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상륙 작전을 감행할 준비는 아직 되어 있지 않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대만의 지형적 특성과 미국으로부터 입수한 대함 미사일 시스템은 중국의 상륙 작전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린과 CSIS 동료들은 단기적으로는 봉쇄나 침공보다 검역이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는 동시에 중국이 바다에서 새로운 표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