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핏은 기술주에 소극적이던 기존 투자 철학에서 벗어나 애플에 대해서만은 예외적으로 신뢰를 보여 왔으며 현재 애플 주식은 버크셔 해서웨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금융전문 매체 고뱅킹레이트는 “버핏이 보유한 수십 개 종목 중 애플이 단연 최대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한 기술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 브랜드로서의 강점과 경영 안정성, 현금흐름 등이 모두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16년 처음 애플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수차례 추가 매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지속 확대해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최신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체 보유 주식 가치 중 약 28%를 차지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770억 달러(약 113조 원)를 넘어선다.
버핏은 최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애플은 단순한 IT 회사가 아니라 강력한 소비자 제품을 바탕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러한 브랜드 파워는 대부분의 기술기업이 갖지 못한 방어막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고객들은 한 번 생태계에 진입하면 기기 간 연동성과 안정성에 매료돼 이탈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곧 넓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이며 우리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의 비중이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특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장기적 경영 기조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팀 쿡은 경영 능력이 뛰어나고 주주 중심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배당 지급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지속하는 점이 신뢰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고뱅킹레이트는 “버핏이 기술주는 자신의 전문 영역 밖이라며 수년간 투자하지 않았지만 애플은 오히려 P&G나 존슨앤드존슨 같은 소비재 기업에 더 가까운 존재로 평가했다”며 “이러한 인식 변화가 애플 투자의 결정적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버핏은 그동안 애플 지분을 소폭 매도한 적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장기 보유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히’”라며 “애플처럼 꾸준한 수익을 내고 고객 충성도가 높은 기업은 단기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투자 전략은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시사점을 준다는 지적이다. 고뱅킹레이트는 “개별 투자자들이 버크셔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버핏처럼 확실한 경쟁력을 지닌 기업에 집중하고 장기 보유하는 자세는 배울 만하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