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 게시 글에서 "베네수엘라산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는 국가들은 미국과의 모든 무역 거래에 대해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관세가 오는 4월 2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약 그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사들인다면, 미국과 사업을 하기 위해 25%의 관세를 내야 한다"면서 "이는 기존 관세에 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데이터 분석 및 예측 회사 크플러(Kpler)의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하루 약 66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또한 중국은 남미 국가의 최대 원유 수출 대상국으로, 지난해 하루 27만 배럴을 구매했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또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크플러의 매트 스미스 석유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발표는 중국을 겨냥한 또 하나의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으로 국제 유가는 1% 넘게 상승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은 84센트(1.2%) 상승한 배럴당 73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은 83센트(1.2%) 상승한 69.11달러에 거래됐다.
투자은행 로스(Roth)의 레오 마리아니 애널리스트는 고객 메모에서 "이 뉴스에 비추어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트럼프가 이 선언을 이행할 경우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크플러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둘째로 많이 수입한 나라로 하루 약 23만3000배럴을 수입했다. 같은 기간 인도는 약 6만1000배럴, 스페인은 거의 6만 배럴을 수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베네수엘라가 '트렌 데 아라구아(Tren de Aragua)' 갱단원들을 미국으로 보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갱단을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또한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허가를 5월 27일까지 연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말 바이든 행정부가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재개를 허용한 결정을 뒤집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앞서 셰브론에 4월 3일까지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중단하도록 지시했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