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주가가 25일(현지시각)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상호관세를 예정대로 4월 2일 발표한다면서도 반도체 관세는 뒤로 미루면서 급등했던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 연기를 시사한 뒤 반도체 관세 계획이 폐기된 것은 아니며 “오고 있다”고 못 박은 것이 관세 불안감을 다시 촉발했다.
지난 19일 이후 4거래일을 내리 오르며 24일까지 5.2% 급등했던 엔비디아는 25일 오후 0.5% 하락한 120.76달러에 거래됐다.
관세, 일단 피했지만…
엔비디아는 24일 호재가 2개 겹쳤다.
우선 관세다.
트럼프는 각료회의에서 4월 2일을 ‘해방의 날’이라면서 미국이 교역 상대국들의 ‘갈취’에서 벗어나 이들의 관세, 비관세장벽에 ‘상호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의지가 확고하다. 그저 협상을 위한 위협용이 아니라 가능한 한 빨리 관세를 물리기 위해 온갖 법령집을 뒤지고 있다.
슈퍼301조를 동원해 교역 상대국들의 미 수출품 차별 관행을 조사하는 동시에 1930년대에 만들어진 대통령 비상경제대권을 발동해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에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가 약속한 감세를 위해 관세로 재원을 마련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
미 관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나라, 품목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엔비디아 반도체 관세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트럼프는 4월 2일 반도체 관세가 발표될 가능성에 회의적이었지만 ‘언젠가는’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애플, 대량 주문
관세 연기와 더불어 애플이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를 대량 주문할 것이란 호재도 있었다.
배런스에 따르면 루피캐피털의 아난다 바루아 애널리스트는 24일 애플이 엔비디아 GB300 NVL72 시스템 약 10억 달러어치 주문에 나섰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 GB300으로 구성된 수냉식 서버를 대거 구입하는 계획이다. 대당 370만~400만 달러짜리 서버 약 250개를 주문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관세, 끝내 못 피한다
트럼프의 반도체 관세가 결국에는 부과될 것이라는 점에서 엔비디아 주가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엔비디아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는 대만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이 곳에서 만들어진 반도체가 미 수요를 충족하기 전까지는 관세 부담이 엔비디아를 계속 압박할 수밖에 없다.
전세계 최첨단 반도체 약 90%가 대만 TSMC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고, 미국에 짓고 있는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은 2030년이 돼야 가동이 시작된다.
엔비디아와 TSMC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을 인수해 가동하면 미국내 엔비디아 AI 반도체 생산 일정을 앞당길 수 있겠지만 아직 이 계획이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가장 빠른 해결책인 인텔 파운드리 인수가 없다면 엔비디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내내 반도체 관세 위협, 결국에는 관세로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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