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IT-오픈AI 공동 연구 결과, 장시간 이용자 중 ‘중독 징후’ 관찰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챗GPT를 친구처럼 느끼는 경우도 생기는 등 정서적 의존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각) 미국 IT매체 퓨처리즘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과 오픈AI 공동 연구팀은 챗GPT 이용자 수천 명을 대상으로 사용 습관과 감정 반응 등을 조사한 결과 사용 시간이 긴 ‘파워 유저’일수록 중독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AI 챗봇에 대한 몰입 △사용 중단 시 금단 증상 △통제력 상실 △기분 조절 수단으로의 활용 등을 ‘문제적 이용’으로 정의하고 이같은 증상을 보인 사용자 대부분이 챗GPT 사용 시간이 매우 길었다고 밝혔다. 일부 이용자는 챗GPT를 ‘친구’처럼 여기며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경향도 드러났다.
연구진은 특히 ‘감정적 단서’에 주목했다. 이는 챗GPT와 상호작용에서 공감, 애정, 지지 같은 정서적 표현이 얼마나 나타나는지를 측정한 지표다. 이번 연구 결과 대부분의 이용자는 챗GPT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지만 장시간 사용하는 이용자일수록 감정적 교류 빈도가 높았고 챗봇의 사소한 반응 변화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음성 기반 챗GPT보다 텍스트 기반 챗GPT에서 더 많은 감정 표현이 사용됐고 음성 모드는 짧게 사용할 경우 이용자의 정신적 안정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개인적인 이유’로 챗GPT를 사용하는 사람이 ‘비개인적 목적’ 사용자보다 챗봇에 덜 의존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감정과 기억을 이야기하는 데 챗GPT를 이용한 경우보다 업무 아이디어나 조언을 구하는 비개인적 용도로 쓸수록 더 높은 정서적 의존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용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서적 의존이 심화되는 경향은 뚜렷했다”며 “챗봇이 실제 인간처럼 여겨지기 시작하는 이 같은 현상이 향후 어떤 사회적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