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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틱톡, 美 퇴출 위기 속 ‘선한 플랫폼’ 강조한 광고 공세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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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틱톡, 美 퇴출 위기 속 ‘선한 플랫폼’ 강조한 광고 공세 총력전

틱톡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틱톡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계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미국 내 퇴출 위기를 앞두고 자사 이미지를 ‘미국 사회의 구세주’로 부각하는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각 시한 연장을 시사한 가운데 틱톡은 광고·홍보 활동을 통해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IT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은 미국 정부의 퇴출 조치를 막기 위한 전략으로 ‘삶을 바꾸는 앱’, ‘소상공인의 동반자’라는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장기 이식 사례 등 감성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유도하고, 틱톡 플랫폼이 실제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틱톡이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광고 영상에서는 한 여성 이용자가 "19세에 신장 기능이 멈췄지만 틱톡을 통해 낯선 사람에게서 이식자를 찾을 수 있었다"며 틱톡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다고 밝히는 내용이 담겼다. 틱톡은 해당 영상에 "어떤 이들에게 틱톡은 문자 그대로 생명을 살린 도구"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같은 광고 캠페인은 틱톡이 미국 의회에서 퇴출 법안이 통과된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1월 만장일치로 틱톡 퇴출 법안을 지지하면서 틱톡은 한때 미국 내에서 약 12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NYT는 미디어 분석업체 애드임팩트를 인용해 틱톡이 올해 2~3월 사이에만 700만 달러(약 94억 원)를 광고비로 지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0만 달러(약 67억 원)보다 40% 증가한 규모다. 틱톡은 NYT, 뉴욕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싣는가 하면 워싱턴DC 일대에 대형 옥외광고도 배치했다.

싱크탱크 독일마셜기금의 린지 고먼 기술정책국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틱톡이 미국 내 여론을 끌어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틱톡을 지켜야 한다’는 움직임은 협상 막판까지도 사그라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즉각적인 퇴출보다는 매각 협상에 시간을 주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앞서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 매각을 의무화하는 법안에 서명했지만 "필요하다면 거래 마무리를 위한 시간을 더 주겠다"고 최근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틱톡은 중국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미국 내 독립 매각’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틱톡과 바이트댄스는 중국의 규제로 인해 알고리즘 및 핵심 기술을 외국에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이러한 입장이 바뀌었다는 공식 발표는 없다.

일각에서는 틱톡이 오라클 등 미국 기업과의 매각 협상을 시도하면서도 사실상 퇴출 법안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타협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