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종목들이 26일(현지시각)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상과 달리 반도체 대중 수출 추가 통제를 들고 나오고, 중국은 엔비디아 H20 반도체 사용을 압박하기 시작한 탓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대중 수출을 더 옥죄는 대신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던 기대가 물거품이 되면서 반도체 종목들이 무너졌다.
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 기업 50여 곳을 포함해 모두 80개 업체를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출 접근이 안 되는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정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도 미 수출 통제에 맞서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엔비디아 H20 반도체 사용 규제에 나서면서 반도체 종목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
상무부 산하 산업안전국(BIS)는 이날 80개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가운데 50여 업체가 중국 업체들이다.
이들에게는 미 기업들이 정부 허가 없이는 제품을 공급할 수 없다.
엔비디아, AMD 등이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는 업체들이 중국 50여개 업체를 포함해 80개 업체 더 늘었다.
BIS는 이번에 블랙리스트에 명단이 오른 기업들은 민간·군수 양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미 첨단기술을 활용해 미 국가 안보와 외교정책 이해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첨단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군사용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과 연결돼 있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양자컴퓨터 개발과 관련된 업체들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CNBC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립대의 알렉스 카프리는 미국이 이번 블랙리스트 추가로 그 어느 때보다 제3국, 중개상 등을 통한 중국의 미 반도체 우회 수입 길을 틀어막았다고 말했다.
카프리는 이번 조처로 미 행정부는 엔비디아와 AMD 첨단 반도체가 중국에 몰래 들어가는 길을 계속 추적하고 감시해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중 “H20 반도체 쓰지 마”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자체 규제까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자국 대형 기술업체들에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 사용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H20은 H100 AI 반도체 중국 수출을 미 행정부가 금지하자 엔비디아가 대중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만든 반도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 H20 반도체가 에너지효율 규정을 위반했다며 사용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은 아직 H20 반도체 규제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지는 않지만 엔비디아 반도체 대중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반도체 폭락
반도체 종목들은 폭락했다.
엔비디아는 6.93달러(5.74%) 급락한 113.76달러로 추락했다.
AMD는 4.62달러(4.02%) 급락한 110.19달러, 브로드컴은 8.99달러(4.78%) 급락한 179.27달러로 주저앉았다.
AI용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2.05달러(2.18%) 하락한 92.13달러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5.72달러(2.80%) 급락한 198.47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