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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수입 완성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나 한국 등 해외에서 전기차를 조립해 미국에 들여오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현대차 등 주요 업체들의 차량 가격이 수천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미국 내 조립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자국 내에 판매하고 있어 완성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테슬라도 배터리와 모터 등 일부 부품은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부품 단위 관세 부과로 인해 일정 수준의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NYT는 “테슬라의 모델Y와 모델3는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이었지만 최근에는 포드 머스탱 마하-E나 GM 쉐보레 이쿼녹스 EV 등 경쟁사 차량에 밀려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쟁사 차량 다수는 멕시코에서 조립돼 수입되기 때문에 관세 부담이 커지면 다시 테슬라로 수요가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드, GM, 도요타 등은 멕시코 공장을 중심으로 저가형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에서 조립된 쉐보레 트랙스와 같은 차종은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중산층 소비자에게 더욱 부담스러워질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 분석기관 번스타인은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완성차 업체 전체의 연간 생산 비용이 최대 750억 달러(약 100조4250억 원)에 이를 수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린 키팅 콕스오토모티브 수석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구매 여력이 낮은 계층일수록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중저가 차량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가 이번 조치에 대해 나에게 어떤 사업적 청탁도 하지 않았다”며 관세 조치의 배경에 머스크의 영향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머스크와 자주 만남을 갖고 있으며,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책임자로 백악관 정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관세가 당장 적용되지 않는 캐나다·멕시코산 부품에 대해서도 미국산 원자재 비중이 확인될 때까지 일시 면제가 부여된 상태로, 앞으로 각 부품의 미국산 함유율을 계산해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주요 생산기지를 보유한 독일·일본 업체들도 이번 관세 조치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폭스바겐은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일부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멕시코 및 유럽 공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향후 미국 내 시장 확대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