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고액자산가 55% "연말까지 주요 지수 5-10% 상승 예상"
"AI 혁신은 투자 기회"...그러나 40%는 "AI는 과장된 수익 창출 동인"
"AI 혁신은 투자 기회"...그러나 40%는 "AI는 과장된 수익 창출 동인"

HSBC가 27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 정상회담과 연계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5%가 항셍 지수, 스트레이츠 타임스 지수, S&P 500 지수가 연말까지 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월 27일부터 3월 10일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의 투자 자산을 보유한 고액 순자산 투자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액 자산가의 약 44%는 올해 AI와 기술의 발전이 "상당한 투자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들 중 47%는 기술적 혁신을 주요 투자 위험으로 꼽았다고 HSBC는 밝혔다.
HSBC 홍콩의 자산 및 개인 뱅킹 책임자인 매기 응 유크유는 "AI는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꾸어 효율성, 생산성 및 의사 결정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인적 오류를 줄인다"면서도 "AI 도입은 신뢰 문제, 인재 부족 및 기업 문화 반발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강력하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을 발표한 후 중국 주식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미국 기술주에서 1조 달러의 폭락을 촉발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이치뱅크에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에 이르는 전략가들은 글로벌 펀드들이 미국 시장 이외의 대안을 모색함에 따라 매수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외에 상장된 700개 이상의 중국 주식을 추적하는 MSCI 중국 지수는 2025년에 약 16% 상승하며 사상 최고의 한 해를 시작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이 랠리로 인해 시장 가치가 4,600억 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HSBC 설문조사에서는 AI가 기업 이익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응답자는 24%에 불과했다. 오히려 응답자의 약 40%는 AI가 "과장된 수익 창출 동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이 직면한 도전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위험이 꼽혔다. 응답자의 약 27%는 지정학적 발전을 위험으로 꼽았고, 22%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투자 목적지로는 북미가 가장 인기 있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부유한 투자자의 약 43%는 "최고의 장기 기회"를 얻기 위해 북미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28%는 아시아, 22%는 유럽, 7%는 라틴 아메리카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HSBC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글로벌 프라이빗 뱅킹 책임자인 록 임은 "이번 설문조사는 고액 순자산 투자자들이 여러 시장과 자산군의 다각화 이점을 포착하기 위해 다중 자산 투자 전략을 채택한 경험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응답자의 46%가 여러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적극적인 전환 전략을 구사하는 데 정통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세계경제포럼(WEF)이 13,000명의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연구에서는 젊은 세대일수록 AI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13~28세)와 밀레니얼 세대(29~44세)의 약 41%가 AI 자문 도구로 투자를 관리하는 데 동의한 반면, 베이비붐 세대(61~70세)는 14%에 그쳤다.
AI를 둘러싼 투자 열기는 계속되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실제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AI 발전의 잠재력은 인정하면서도 단기적인 과열 현상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