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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의 로봇 스타트업 투자, 글로벌 자금의 75%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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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의 로봇 스타트업 투자, 글로벌 자금의 75% 차지

지난 6년간 두 국가가 로봇 분야 주도..."혁신 이끌고 자동화 미래 형성"
미국 499억 달러, 중국 244억 달러 투자...산업 자동화 경쟁 가속화
미국과 중국이 지난 6년 동안 로봇 공학 분야 벤처캐피털 투자의 75%를 차지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이 지난 6년 동안 로봇 공학 분야 벤처캐피털 투자의 75%를 차지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이 지난 6년 동안 로봇 공학 분야 벤처캐피털 투자의 75%를 차지하며 이 신흥 산업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분석 회사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연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로봇 공학 분야에 투입된 총 1,009억 달러의 벤처캐피털 중 미국이 499억 달러, 중국이 244억 달러를 유치했다.

이는 두 국가가 "지배적인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혁신을 주도하고 투자자의 관심을 끌면서 자동화 및 지능형 시스템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있어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글로벌데이터는 설명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적으로 로봇 공학 분야에서 약 6,000건의 벤처캐피털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 중 2,000건 이상이 미국 스타트업과 관련되었고, 1,532건은 중국 기업들과 연관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일시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로봇 산업 투자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방대한 제조업 부문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로봇 공학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왔다.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전략에서 개발하고자 하는 10대 전략적 신흥 기술 중 하나로 로봇 공학을 선정했으며, 산업 자동화는 중국의 출산율 급락에 따른 장기적 노동력 감소를 상쇄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윌리엄 대학의 리앙 옌 경제학 교수는 "중국은 로봇 기술을 기술 자립에 중요한 선도 기술로 간주하고 있다"며 "생산성을 높이고 감소하는 노동력을 보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전역의 제조, 의료, 물류 및 과학 연구 분야에서 로봇이 활발히 배치되고 있다.

아시아-퍼시픽 이코노믹스의 라지브 비스와스 CEO는 미국의 경우 로봇 개발자들이 민간 부문으로부터 벤처캐피털을 유치해 제조 생산성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항공우주, 자동차 및 전자 산업의 인건비 상승을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지배력은 스타트업 환경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 분야의 주요 상장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양국의 주요 기업들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부터 수천 대의 옵티머스 휴머노이드를 생산할 계획이며, 중국에서는 가전제품 대기업 미데아, 자동차 제조사 체리, 전기차 브랜드 엑스펑 등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의 오로죠티 보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들 국가가 로봇 공학에 막대한 투자를 계속함에 따라 투자자의 견인력이 커지면서, 다양한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도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고 로봇 공학의 차세대 혁신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로봇 기술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 헬스케어, 국방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노동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 문제를 겪고 있는 선진국들에 로봇 기술은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유지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양국의 경쟁은 로봇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또 다른 전선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두 강대국의 로봇 산업 육성 정책과 기업들의 혁신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