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계 반기는 가운데 제조업·소비자는 부담 증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 올해 3% 하락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 올해 3% 하락

인도네시아 경제는 기업 거래부터 산업용품 수입까지 환율 안정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중앙은행인 인도네시아 은행은 추가 약세를 방지하기 위해 개입에 나섰다. 이 같은 통화 가치 하락은 경제 주체별로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탄, 팜유, 수산물 등 원자재 수출업계는 루피아화 약세의 최대 수혜자다. 특히 석탄 광업계는 생산 비용 대부분이 루피아화로 지출되는 반면, 수익은 달러로 발생해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인도네시아 석탄 광산 협회(ACMI)의 기타 마야라니 전무이사 대행은 "석탄의 새로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이 여전히 도전 과제"라고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팜유 생산업체들도 달러 강세로 인한 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팜유 협회의 에디 마르토노 회장은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수입 비료 등의 비용 측면에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및 제약 부문은 통화 약세로 인한 비용 증가에 직면해 있다. 인도네시아 제조업 부문의 약 45%가 여전히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고 있어 취약한 상태다. 제약 대기업 칼베 파르마는 수입품의 60~70%가 미국 달러로 거래되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들도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카르타에서 당뇨병을 앓는 동생을 돌보는 피르나 람다니 씨는 "약사로부터 수입 의약품 가격이 곧 오를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 지난달 중앙통계청(BPS)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보고했으나, 무슬림 금식월인 라마단으로 인해 이번 달에는 다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기 침체로 인해 이미 제조업 부문에서 수만 명이 해고되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루피아화 가치 하락이 일시적이라며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는 근본적으로 강하고, 시장은 반등했으며, 주요 국영 은행 주주총회에서도 긍정적인 정서가 나타났다"고 그는 언급했다.
인도네시아 은행의 솔리킨 주로 거시건전성 정책 책임자는 현 상황이 1997-199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 강조하며 "그 이후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기업의 견조한 실적이 재무 건전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나몬 은행의 호시아나 시투모랑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중앙은행의 개입이 통화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파생상품 외환 시장에 대한 개입 만기로 인해 루피아는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라마단 연휴 이후 자본 유입이 재개되면 4월 초에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