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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에어버스 회장 “푸틴, 나토 동부 공격 준비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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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에어버스 회장 “푸틴, 나토 동부 공격 준비 정황”

르네 오버만 에어버스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르네 오버만 에어버스 회장.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지역의 동부 전선을 노리고 무력 도발을 준비 중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27일(이하 현지시각) 포춘에 따르면 세계 2위 항공기 제조업체이자 유럽 방산업체인 에어버스의 르네 오버만 회장은 미국과 유럽 간 안보 공조가 흔들리는 틈을 타 푸틴 대통령이 전략적 요충지인 ‘수바우키 갭’을 통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오버만 회장은 전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나토 동부를 공격할 것임을 시사하는 강력한 정황이 있다”며 “푸틴은 유럽이 자주적 방위 능력을 구축할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바우키 갭은 러시아 본토와 떨어져 있는 칼리닌그라드 지역과 벨라루스를 잇는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 지대로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오버만 회장은 푸틴이 이곳을 통해 전략적 육로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푸틴은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침공처럼 또다시 민족적 연결성을 명분으로 군사 행동을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이 확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배경으로는 러시아 내부 정치적 불안도 지목됐다. 오버만 회장은 “푸틴은 경제를 사실상 전시 체제로 전환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군비에 쓰고 있다”며 “이는 나토 목표치의 5배 수준으로 지금 물러나는 것은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정치적 동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올해 자국 동맹국인 벨라루스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도 계획하고 있다.

오버만 회장은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제5조)을 둘러싼 미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연대를 외면하고 있다”며 “미국이 나토에서 철수하거나 방위공약 이행을 포기할 가능성에 유럽은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JD 밴스 미국 부통령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유럽이 미국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역겹다”고 썼다는 소식이 유출되면서 미국 내부의 유럽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다시 부각되기도 했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기준 방위 및 군용헬기 부문에서 134억 유로(약 19조8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유럽의 중견 방산업체다. 오버만 회장은 “유럽은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포함한 실용적 안보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며 “프랑스가 보유한 전술 핵무기를 중심으로 자주적 억제력 확보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