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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테슬라 잘나가다 덜커덩… HSBC 목표주가 싹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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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테슬라 잘나가다 덜커덩… HSBC 목표주가 싹뚝

테슬라, '車 관세 부과 승자될 수도" NYT


뉴욕증시 테슬라 CEO 머스크/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시 테슬라 CEO 머스크/사진=로이터

뉴욕증시 테슬라 잘나가다 덜커덩… HSBC 목표주가 싹둑 "트럼프 자동차 관세폭탄 부메랑"

트럼프 자동차 관세 폭탄 상황에서 잘 나가던 테슬라가 돌연 급락하고 있다. HSBC가 목표주가를 130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상승세가 꺾였다.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내린 보고서가 나와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2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HSBC 분석가 마이클 틴달은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3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 주가보다 무려 5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 보고서는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노후화된 차량 모델과 제한적인 주행 보조 기능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유럽에서는 브랜드 인식 문제가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테슬라가 모델 업데이트를 자주 하지 않고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략을 통해 지금까지 어느 정도 영향을 완화했지만,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 전략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틴달 분석가는 테슬라 로보택시에 대해서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로 평가된다"며 "테슬라의 개발 일정은 반복적으로 지연되는 반면, 경쟁사들은 지속적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자동차 분야 관세를 발표한 것을 두고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차량 판매가격을 수백만∼수천만원 올려 미국 소비자들에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뉴욕 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로 테슬라가 '승자'가 될 수 있으며 적어도 경쟁사보다 피해를 덜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 등 미국 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수입차에 부과되는 25% 관세를 낼 필요가 없다. 자동차 부품에도 25%의 관세가 붙기 때문에 배터리 등 부품들을 수입하는 테슬라도 생산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지만, 전반적인 가격 경쟁력 면에선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관세 부과가 테슬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다만,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분명히 말하면 이 조치(관세 부과)는 해외에서 조달하는 테슬라 차량 부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용 영향이 적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가 세수를 연간 1천억 달러(약 147조원) 늘리고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공언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관세 충격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미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타격이 더욱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관세에 따른 직접적인 가격 인상 효과 외에도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수입산 경쟁차량의 가격 인상과 부품 비용 상승을 고려해 미국 생산 차량의 가격을 함께 인상할 유인도 크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의 자동차 업계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된 상황에서 고율 관세 부과가 결국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에 부담을 지우는 가운데 최근 경제지표에선 미국의 성장세가 이미 둔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단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는 3월 들어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이키 등 소비재나 델타항공 등 항공사의 경영진도 최근 실적발표에서 소비심리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장 마감 후 미국산이 아닌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12일 발효한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에 이어진 것이다.

뉴욕증시에서 미국 자동차 빅3 주가는 모두 뒷걸음쳤다. GM은 8% 이상, 포드는 4% 이상, 스텔란티스는 2% 이상 각각 밀렸다. GM과 스텔란티스는 미국내 판매 차량의 약 55%, 포드는 약 80%를 미국 내에서 조립·생산한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엔비디아·알파벳(구글 모기업)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미국 내 판매 차량 전량을 미국 내에서 조립·생산하는 테슬라는 자동차 관세 수혜주로 한때 기대받았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압박과 중국 정부의 환경·에너지 규제 압박을 동시에 받으며 주가가 약세에 처했다. AMD와 브로드컴 주가도 각각 2% 이상 밀렸다. 비트코인 투자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전날 주가가 11.65% 급등했던 비디오게임 유통 체인 게임스탑 주가는 11% 이상 반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