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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클라우드 스타트업 코어위브, 공모가 예상 하회…AI IPO 시장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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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클라우드 스타트업 코어위브, 공모가 예상 하회…AI IPO 시장에 먹구름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코어위브가 27일(현지시각)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식 공모 가격을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낮은 주당 40달러로 책정했다. 코어위브는 나스닥 거래소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코어위브가 27일(현지시각)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식 공모 가격을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낮은 주당 40달러로 책정했다. 코어위브는 나스닥 거래소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테마가 28일(현지시각) 큰 시련에 직면했다.

AI 클라우드 스타트업 코어위브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식 공모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데다 이날 첫 거래에서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가 시작됐다.

특히 코어위브는 2021년 이후 IPO 최대 대어라는 점에서 IPO 시장 부활을 기대하던 월스트리트에도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가 주식 시장에 대형 호재가 될 것이라던 기대감은 이제 서서히 공포로 바뀌고 있다.

기대 밑돈 공모가


코어위브는 27일 밤 공모가를 40달러로 확정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주당 47~55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기업가치를 최대 320억 달러로 잡았었지만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약 230억 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공모가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모집도 신통찮았다.

지난해에는 사정이 달랐다.

코어위브는 지난해 5월 자본 조달에서 기업가치가 190억 달러로 평가됐다. 불과 5개월사이 기업가치가 3배 가까이 폭등했다.

2017년 암호화폐 채굴업체로 출범한 코어위브는 이듬해인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하자 AI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했다.

2022년 매출이 16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연간 매출 성장률 737%를 기록하며 19억 달러로 매출이 불어났다.

첫 거래 하락


나스닥 거래소에 심볼명 ’CRWV’로 등록된 코어위브는 28일 첫 거래도 부진했다. 공모가보다 1달러 낮은 39달러로 떨어졌다.

주가 약세는 코어위브가 상장을 위해 로드쇼를 하던 도중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IPO 로드쇼에서는 코어위브의 높은 비용과 부채 부담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전 같으면 AI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무시됐을 법한 요인들이었지만 AI 테마의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잣대가 이동하면서 코어위브는 푸대접을 받았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AI 테마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특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1월 AI ‘R1’을공개한 뒤 지금처럼 막대한 투자 없이도 고성능 AI 구축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AI 테마주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코어위브의 저조한 IPO는 고유 특성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배런스 등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지난해 매출 62%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나왔다. 코어위브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공급업체이자 주요 고객사이자 투자자인 엔비디아를 더하면 두 곳의 매출 비중이 77%에 이른다.

특정 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못마땅해 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에서 반도체를 빌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동한다. 고객사들은 코어위브의 클라우드를 통해 AI를 구축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손실이 9억6300만 달러에 이르렀다. 막대한 영업비용이 주된 배경이었다.

부채


코어위브는 이달 오픈AI를 세 번째 고객사로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픈AI의 계약 규모는 ‘최대’ 116억 달러에 이른다.

오픈AI 신규 계약 외에도 코어위브는 밀린 주문이 지난해 말 현재 150억 달러 수준에 이른다. 올해와 내년 중 만기가 되는 계약만 80억 달러 수준이다.

문제는 엄청난 부채 규모다.

코어위브는 막대한 빚더미를 안고 영업을 하고 있어 계속해서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

이 때문에 IPO 로드쇼에서 니틴 아그라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어위브가 “쉴 틈 없이 자금조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79억 달러 부채를 안고 있는 코어위브의 지난해 말 현재 부채조달 확정 금액은 120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에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평균 이자율은 약 12%에 이른다.

막대한 부채로 인해 코어위브는 번 돈을 모두 이자 지급에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억2400만 달러였지만 이자 비용은 이보다 많은 3억6100만 달러였다. 이자를 갚기 위해 돈을 더 빌려야 했다는 뜻이다.

코어위브가 자본집약적 사업 모델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부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날아간 IPO 시장 회복 기대감


코어위브의 IPO 흥행 실패는 트럼프의 세율 인하, 규제 완화에 힘입어 IPO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가 헛된 것이었음도 입증했다.

IPO 수수료 비중이 높은 투자은행들은 올해 IPO 시장이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지난 3년 상장을 꺼리던 비상장사들의 IPO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낙관했다.

관람표 장터인 스터브허브, 픽텍 업체 클라르나가 IPO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 차임 파이낸셜, 메드라인 인더스트리스 등도 올 후반 IPO가 예상된다.

그러나 코어위브가 기대 이하의 IPO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이들의 IPO 계획이 무산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어위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올 1월 가스 수출업체 벤처 글로벌은 공모가를 40% 넘게 낮춰야 했다.

코어위브 이전 올해 최대 IPO였던 벤처 글로벌에 이어 2위 IPO였던 사이버보안업체 세일포인트 역시 지난달 IPO 흥행이 참패했다.

이 두 업체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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