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암 백신 임상시험 추진..."기존 100만 달러 치료를 1.4만 달러로 낮출 수 있어"
국내 임상 자원 활용한 중국 업체들, 2027년까지 글로벌 경쟁사와 동시 상용화 목표
국내 임상 자원 활용한 중국 업체들, 2027년까지 글로벌 경쟁사와 동시 상용화 목표

베이징에 본사를 둔 리캉 생명과학(Likang Life Sciences)은 올해 2월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mRNA 암 백신 'LK101' 주사제의 인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는 이 단계에 도달한 최초의 중국 제품이다.
같은 베이징 소재 생명공학 기업 ZSky의 창립자 청쉬둥은 중국산 맞춤형 암 백신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임상 연구 단계의 생산 비용으로 판단할 때, 6회 접종 과정이 1만3,800달러(약 10만 위안)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서구 제약회사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인다.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공동 설립자 우구르 사힌은 약 10년 전 도즈당 35만 달러였던 비용을 생산 공정 자동화로 10만 달러 미만으로 낮췄다고 밝혔지만, 9회 투여와 다른 치료법 병용 시 총비용은 여전히 100만 달러를 넘을 수 있다.
"비용은 이러한 유형의 백신이 더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데 가장 큰 장벽"이라고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니하 자이디 췌장암 전문의는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의 비용 절감은 기술적 접근법 차이에서 비롯된다. 청 박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개발 중인 mRNA 백신은 선구자인 모더나와 바이오엔테크의 것과 완전히 다르다. 중국 연구팀은 mRNA 기술을 원료로 사용한 뒤 환자의 신생항원을 수지상 세포로 변환해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준비 과정은 훨씬 더 간단하고, 품질 관리와 합성 측면에서 훨씬 저렴하다"며 청 박사는 "초기 단계 임상시험에서 효능과 재발 방지 측면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의 낮은 인건비와 인프라 비용, 대규모 환자 풀, 간소화된 규제 프로세스 등이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에서 GMP 수준의 임상용 맞춤형 세포 생산 비용은 약 10만 위안인 반면, 미국에서는 몇 배 더 높을 수 있다.
리캉의 창립자 첸 리는 2016년 어머니가 난소암 진단을 받은 개인적 경험을 계기로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AI로 구동되는 생물정보학 알고리즘과 고처리량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결합해 종양 세포의 특정 돌연변이를 정확히 식별하고, mRNA를 통해 면역 체계가 종양 세포를 표적화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2018년 리캉이 진행한 24명의 간암 환자 임상시험에서 백신 주사를 맞은 치료군은 5년 생존율이 100%를 기록한 반면, 대조군의 환자 3명은 사망했다. 이 결과는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중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리캉은 현재 진행성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상 임상시험 프로토콜을 계획 중이다.
모더나는 머크와 함께 개발 중인 맞춤형 암 백신을 2027년까지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청 박사는 "비록 우리가 훨씬 늦게 시작했지만, 2027년쯤에는 중국의 빠른 신약들도 상용화할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첸 박사는 "중국은 가장 많은 임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저렴하다"며 "우리는 해외 진출 전에 중국에서 후보 물질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더 많은 증거를 신속히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