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장벽 높이기로 캐나다와 무역 갈등을 격화시키는 가운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자는 취지의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양국 관계에 대한 미국민의 인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응답자 가운데 캐나다를 ‘가까운 동맹국’으로 본다고 답한 비율은 45%로, 지난 2023년 9월의 62%에서 17%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캐나다를 ‘친근하지만 동맹은 아님’이라고 답한 비율은 30%로, 5%포인트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AP통신 산하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성인 122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인식 변화가 두드러졌다. 민주당 응답자 가운데 캐나다를 동맹으로 본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3년 73%에서 올해 51%로 급락했다. 공화당 응답자의 경우 55%에서 44%로 11%포인트 감소했다.
이같은 인식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잇달아 캐나다를 겨냥한 무역 제재를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캐나다산 상품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했고 다음달 2일부터는 캐나다산 차량 수입에 25%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음 주부터는 ‘상호 관세 조치’도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2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오랜 경제적 협력 관계는 이제 끝났다”며 “캐나다는 정당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28일 카니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정치, 경제 등 모든 요소를 논의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며 “캐나다 총선 이후 대면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자는 구상을 언급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후뉴스와 유고브가 실시한 별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캐나다를 미국에 병합하는 방안’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5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