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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향후 진로 분석 엇갈려...스태그플레이션 vs 침체 vs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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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향후 진로 분석 엇갈려...스태그플레이션 vs 침체 vs 둔화

트럼프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 최고조, 경제 전반에 걸쳐 불안감 확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주요 주가 지수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주요 주가 지수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미국 경제 진로에 대한 불안감이 경제 전반에 걸쳐 널리 확산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향후 미국 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지, 아니면 단순히 경기 침체기를 맞거나 경기 둔화에 그칠지 3가지 진로를 놓고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뉴욕 증권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장이 열린 28일까지 3일 연속 동반 하락했다. 일부 투자자는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고물가 속 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가리킨다며 주식 투매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물가가 하락하고 호황기에는 물가가 상승한다. 그렇지만, 1970년대에 미국에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났다. 그 핵심 원인 중의 하나가 석유파동에 따른 유가 상승이다. 이번에는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물가가 오르고,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게 월가 일각의 분석이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57.0으로 집계됐다.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들어 급락하고 있다. 1월의 71.7에서 3월 57.0까지 불과 두 달 사이 14.7포인트 내려갔다. 3월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5.0%까지 상승했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2월 3.5%에서 3월 4.1%로 오르며 1993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에서는 뚜렷한 물가 재상승과 소비 둔화가 예고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8% 오르며 예상치 2.7% 상승을 웃돌았다.

특히 미국 가계의 지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2월 PCE는 전월 대비 0.4% 증가해 시장 예상치 0.5% 증가를 밑돌았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PCE는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쳐 예상치 0.3%에 못 미쳤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now)' 모델은 1분기 성장률이 실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GDP 나우는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 환산 기준 -2.8%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확정치)은 2.4%(직전 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

미국 시사 매체 뉴스위크는 29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경제 불안감 확산과 불확실성 고조로 트럼프 정부에서의 경제 낙관론이 퇴조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N에 출연해 “소비자 신뢰 지수 추이를 볼 때 아직 침체기가 임박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전문 CNBC가 글로벌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2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21일 실시해 25일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올해 하반기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5%는 2026년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으로 인해 올해 미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나 경기 침체가 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줄리 코잭 IMF 대변인은 27일 언론 브리핑에서 "큰 정책 변화가 발표됐고, 지금 나오는 여러 지표는 경제활동이 지난해의 매우 강력하던 상황에서 둔화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경기 침체는 우리의 전망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